전광훈의 길, 애국하려다 하나님 나라 가로막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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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의 길, 애국하려다 하나님 나라 가로막는 길
  • 박종찬 기자
  • 승인 2019.12.26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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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사이비 전광훈에 대처해야
진리에 서야 할 기독교인들, 가짜뉴스에 진실 분별해야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지난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이명박을 찍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지워버리겠다"는 전광훈 씨의 발언은 교계 안팎을 들썩이게 했다. 노골적인 정치발언이자, 이단성이 농후한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그의 발언 하나 하나를 지적하자면 날을 새도 부족할 지경이다. 

결국 전 씨는 최근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라는 발언으로 듣는 이들의 귀를 의심케 하더니, 스스로를 신의 경지로 올려놓는 중이다. 그간의 행보에서도 기독교 교리로는 이단성이, 사회학적으로는 종교를 가장하여 특정인의 이익을 취하는 사이비 종교의 행태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자신과 함께하지 않으면 ‘주사파’로 몰아버리는 전광훈 씨의 선동성 가짜 뉴스는 기존 언론과 질서를 부정하게 하고 선민의식을 고취하고도 있다. 정치성이나 이념에 따른 정치 편향성도 아닌, 어느 편이냐가 중요한 정치 편당성을 신앙화한 전 씨는 불교, 천주교는 물론 북한 정권과 내통한 통일교의 인사까지 집회 연단에 올리고 있다. 새일파나 은혜로교회 등 갖가지 사이비 종교들이 집회에 출몰하는 건 예사다. ‘교주들의 교주’로 등극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반 교인들은 물론, 한국 교회 일부 원로 목사들도 전광훈 씨를 지지하고, 두둔하고 나섰다. 길자연·지덕·이용규 목사 등 한기총 전 회장들과 전 국정원장 김승규 장로 등은 전광훈 씨가 개신교 내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결의한 변승우 씨(사랑하는교회, 구 큰믿음교회 담임목사)를 비호하고 한기총으로 영입하는 데에 힘을 실어주었다.

가짜 뉴스와 선동에 교인들은 성경의 베뢰아 지역 사람들처럼 진실을 살피기보다 정부와 언론이 알리지 않은 사실을 알았다며 휘둘리고 있다. 진리와 진실의 편에 서야 할 기독교인들이 오히려 거짓에 빠지는 것이다.

경기도 부천의 한 교회 한 중직자는 담임 목사에게 전광훈 씨가 이끄는 집회에 교회가 참여하자고 요청했다가 반려되자, 화를 내며 해당 교회를 나와 광화문 시위대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단에 빠진’ 사람들이 보여주는 모습과 매우 흡사한 행태라 할 수 있다. 

최근 부산 기독교계 원로인 정필도 목사(수영로교회)와 최홍준 목사(호산나교회)도 전광훈 씨를 초청하는 구국기도회에 참석해 전 씨를 옹호하는 발언까지 해 논란이 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에서 성폭행 문제를 다뤄 충격을 준 성락교회 김기동 감독의 ‘귀신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장경동 목사(대전중문교회)도 전광훈 측 집회에 등장해 발언하고 있다. 장 목사는 선거구에 따라 한기총이 조직한 ‘전국 253개 지역 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올해 8월 주요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에서 전광훈 씨를 이단 옹호자로 결의해달라고 각 교단 총회에 헌의하자고 합의했으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은 전광훈·한기총에 대해 ‘1년간 연구’키로 보류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에서 전광훈 논란은 “(이단성이 아닌) 정치적 발언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와 격론과 표결 끝에 헌의가 기각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에서는 아예 합의를 깨고 헌의조차 하지 않았다.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발언하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유튜브 너알아tv- 영상 갈무리)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발언하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유튜브 너알아tv- 영상 갈무리)

하지만 전광훈 씨의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발언이 기성 언론에마저 일파만파 퍼지고,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여 지지자들이 흔들리자 발언이 담긴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고 하고 있다. 비공개 전환 전 전광훈 씨의 유튜브 채널 너알아tv 영상에는 해당 발언을 문제 삼는 댓글들이 많은 추천을 받으며 줄이어 달렸다.

김진홍 목사(두레공동체운동본부) 등 일각에서는 전 씨를 이스라엘의 왕정 이전 민족 공동체를 이끈 사사라고 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전 씨의 신성모독 발언의 파장을 막기 위한 무리한 비유다.

이러한 기독교 일각의 ‘나라와 교회를 구하려’는 전광훈 옹호와 지지와는 달리, 전 씨는 자질의 수준은 물론 기독교에서 결코 함께할 수 없는 이단성을 드러내며, 사회적으로도 지탄을 받아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시각마저 부정화가 심해지고 있다. 청와대, 국회, 광화문으로 몰려드는 전광훈에 빠진 교인들은 나라를 구하겠다고 나서지만, 정작 추구해야 할 하나님 나라를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세상의 소금’이라 하면서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라고 했다.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실책하면 세상에서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란 예고다. 전광훈 씨와 그 무리가 예수의 제자들인지는 불분명하나, 그들이 소금이라면 매우 특이하다. 세상의 지탄을 받는 걸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의 눈과 귀로 달려들기 때문이다.

전 씨의 지지자들은 기독교인이라면 마땅히 전 씨에 동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다각적으로 살펴볼 때 세상의 소금이어야 할 교회를 위해, 진실과 정의를 세울 사회와 나라를 위해, 한국 교회는 사이비성 전광훈 씨를 사사로 비유하며 옹호하기보다 잡았던 손을 놓고 대처에 나서야 마땅하다. 만약 정치 지향성이 같다면, 한나라당-새누리당과 꾸준히 유착 관계를 맺어왔다고 해서 신천지와도 함께할 수 있는가? 이미 전광훈 씨의 집회 연단에는 북한 미사일 제조에 도움을 주며 내통해온 통일교의 간부가 올라서기도 했다.

이단의 무리와 함께하는 전 씨는 나치에 저항한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말을 인용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지칭해 “미친 운전자를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을 되돌려, 한국 교회는 서둘러 미친 운전자를 끌어내려야 할 것이다. 오히려 동승하기를 고집한다면 차 안과 밖 모두가 파국을 맞이하는 끝이 올까 두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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