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400억 벌고 퇴사했다는 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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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400억 벌고 퇴사했다는 그 사람은?
  • 권지연 기자
  • 승인 2021.04.29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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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출신 '투자의 고수'
"24시간 365일 몰두하는 비트코인" 속성 인지해야

 

23일 오전 서울 빗썸 강남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7시 54분께 5천790만원까지 떨어졌다. 2021.4.23 (사진=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빗썸 강남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7시 54분께 5천790만원까지 떨어졌다. 2021.4.23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과세논란도 불붙는 모습이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가상화폐 투자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세금을 20% 물릴 방침이었으나, 반발이 거세다. 실체는 없지만 이미 수십조원이 거래되고 참여자가 400만명이 넘는 상황에서 불법행위 또는 불공정한 행위로 피해를 보는 투자자 발생을 막기 위한 방안 마련도 필요해 금융당국과 정치권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초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출시된 건 2009년, 벌써 12년이 흘렀다.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개발자가 이미 널리 알려진 ‘암호통화(cryptocurrency)’ 개념을 실제 소프트웨어로 개발해 발표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가상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크고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아 ‘도박’으로 단죄하는 분위기도 존재하지만, 그 시작은 중앙은행과 금융권의 패권을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는 기존 은행을 통한 화폐 거래 시스템의 높은 거래 수수료와 한 곳에 거래장부를 모아 둔 것이 해킹에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래서 거래장부를 전 세계 이해관계가 없는 다수가 공유하고 관리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가상화폐의 종류는 7,700개에 달한다. 

인생역전과 소위 한 방을 노리며 투자 광풍에 합류한 이들 중에서는 단연 20-30대가 주를 이룬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21일 금융위원회를 통해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주요 4대 가상화폐거래소에서 받은 투자자 현황을 보면 1분기 신규 가입자는 239만5289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20대가 32.7%(81만6039명)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0.8%(76만8775명)로 그 뒤를 이었다. 20~30대가 신규 가입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아무리 힘들게 일을 하고 돈을 벌어도 평생 집 한 채 살길조차 막막한 젊은이들에게 유일한 자산증식의 방안으로 여겨지는 터다. 얼마나 관심이 뜨거운지 최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가 쏟아지는 문의량을 소화하지 못해 고객 응대 지연으로 원성을 샀을 정도다. 

거래소들의 영업이익도 당연히 급증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1위를 달리는 빗썸코리아(대표 허백영)는 영업이익 14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0% 늘었다. 매출도 2186억 원으로 51.1% 증가했다.두나무(대표 이석우)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8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고 매출은 17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0% 늘었다. 

하루종일 출렁이는 가격 그래프를 들여다보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코인중독’에 시달리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아침 9시 장을 열어 오후 3시 30분이면 장을 마감하는 주식시장과 달리, 24시간 365일 휴일 없이 돌아가는 가상화폐 시장은 많은 이들의 일상을 바꿔놓은 것. 일확천금을 기대하고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거금을 한순간에 날리고 고통을 호소하는 투자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투자 정보를 알려주겠다고 접근하는 다단계, 유사수신행위, 스팸 등도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피해를 입더라도 현행법상 피해 구제를 받을 길은 없다. 

전문가들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TBS라디오 '경제발전소'의 진행자이기도 한 박연미 경제평론가는 26일 김용민TV에 출연해 ‘비트코인을 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발 뻗고 자고 싶어서 투자를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이어 “가상화폐의 가격과 가치는 합리적으로 근거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가격변동이 클 수밖에 없다”며 “모두가 다 몰려가서 서로 사려고 하면 가격이 오르기 마련이고, 투자자들이 떠나면 폭락할 수밖에 없다. 특히 ‘당국에서 조사한다더라’, ‘규제한다더라’, ‘미국 재무부가 여기에서 검은돈이 세탁되는지 들여다본다더라’ 등 ‘카더라’ 한 마디에 거액이 왔다 갔다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투자로 큰 돈을 벌었다는 말에 솔깃해 섣불리 따라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박 평론가는 “비트코인으로 400억을 벌었다는 성공담의 주인공이 삼성전자 출신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400억원을 벌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이 사람은 주식에서도 고수였다고 한다. 투자초보가 아니었다”며 “또 최근 한 카드회사 홍보팀 직원이 코인에서 30억 벌어서 퇴사한 후, 그걸로 방송을 하더라. 그런데 이분도 알아보니 10년 넘게 주식시장에서 투자를 꾸준히 하고 공부를 했던 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코인 투자로 성공했다는 사람들은 이들은 리스크가 높은 시장에 대한 이해가 충분한 사람들이었고, 운수 좋게 단번에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경고한 것. 

박 평론가는 ‘그래서 지금이라도 코인 투자에 뛰어드는 게 좋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나는 내가 안 할 거면서 남보고 하라고는 말을 못 하겠다”며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은 24시간 365일이 돌아가니까 쉬는 날이 없다. 적어도 하루 변동성이 주식시장의 3배, 1년으로 치면 쉬는 날 없음을 더해서 계산하면, 변동성이 3배에서 5배 정도 되는 셈”이라고 조언했다. 또 “플레이어가 전 세계 모든 사람인 데다, 환율 영향도 받는다. 하루종일 들여다볼 자신이 없으면 쉽게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가상화폐는 제도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제도권 안으로 흡수한다 해도 금융당국이 통제가능할 지도 미지수다. 

박 평론가는 “슬슬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은데 중앙은행과 가상화폐 시장간의 기 싸움도 있다”며 “가상화폐가 국가 또는 중앙은행, 중앙은행의 통화 조절 기능 등을 넘어 송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발권력을 가지고 있던 중앙은행은 이걸 좌시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암호화폐가 중심화폐로 떠오를 경우, 은행이나 금융회사들에 대한 규제권이나 인허가권을 가진 금융당국의 권한도 무용지물이 된다. 그래서 속도 조절을 하면서 어느 정도 제도권에 살짝 발은 들이게 해주겠지만 본격적으로 시장을 넘어 들어오려고 한다면 분명히 제도권의 규제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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