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코로나 비상, '방역 수칙 준수했다' 자막 달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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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코로나 비상, '방역 수칙 준수했다' 자막 달면 끝?
  • 신비롬 기자
  • 승인 2021.05.03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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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보이스킹, 방역 수칙 준수한다면서 거리두기·마스크 없이 합창
방송·공연계 방역 수칙 특혜논란에도 정부는 방역 수칙 준수 안내만
지난 4월 13일 방영된 MBN 보이스킹(출처=MBN)
지난 4월 13일 방영된 MBN 보이스킹(출처=MBN)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의 증가 추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와중에 MBN의 한 프로그램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모습이 방영돼 지탄을 받고 있다.

MBN에서 방영 중인 ‘보이스킹’은 음악 경선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경연을 펼친다. MBN은 “본 방송은 녹화 시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발열체크, 마스크착용, 손 소독제 사용, 출입자 명부 비치 등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하였습니다”라며 방역 수칙을 준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13일 첫 방송에서 보이스킹 출연진 90여 명이 한 무대에 올라 다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마스크 미착용은 물론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은 모습에 누리꾼들의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이들은 ‘방역 수칙을 준수했다는 자막만 넣으면 괜찮은 건가’, ‘방역 수칙을 어떻게 준수한 것인지 궁금하다’는 비아냥이 쏟아져 나왔다.

비판 속에서도 정작 MBN은 별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MBN 관계자는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수칙대로 녹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통위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방송관계자와 출연자의 경우 예외가 된다는 조항이 있다”며 “방통위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 있기에 (마스크를) 제외를 했다”고 설명했다. 

 

방송·공연계의 방역 수칙 특혜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얼굴을 보여야 하는 공연과 방송은 마스크 착용 의무에서 예외로 적용된다. 방송가와 공연계 등은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송·공연계를 중심으로 특혜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3일 공개된 ‘선은 넘는 녀석들-리턴즈’라는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여의도 도심 한가운데서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이들은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야외에서 촬영이라는 이유로 마스크 없이 거리를 활보했다. ‘2020년 SBS 연예대상’ 당시에도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논란이 있었다. 시상자와 수상자들 모두 마스크 없이 무대에 올랐고 마이크 하나로 수상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한 출연자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여행을 다녀 논란이 됐다.

MBC에서 방영된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출처=MBC)
MBC에서 방영된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출처=MBC)

특수성을 감안한 예외 조치에 방송·공연계에서 자연스럽게 방역 수칙 준수가 느슨해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지난 2월 5일 tvN 드라마 ‘여신강림’의 출연 배우가 배우와 스태프들이 모여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논란을 빚기도 했다. 사진 속 인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최근에는 뮤지컬 배우 손준호 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손준호 씨와 접촉했던 전 골프선수 박세리 씨 역시 코로나 신규 확진자로 이름 올렸다. 손준호 씨는 박세리 씨가 진행하는 토크쇼에 출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 권한 제한 할 수 있어··· 방역 수칙 준수 안내만”

방송·공연계의 안일한 행동과 잇단 코로나 확진 판정에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들어 방송가의 방역 수칙이 더 느슨해진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전 방역을 했다’고 공지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한곳에 모여있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시청자들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하재근 평론가 역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방역 단계가 올라가면서 많은 국민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데 연예인들이 TV 방송에서 자유롭게 밀접접촉하고 마스크도 끼지 않고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국민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정작 정부는 별다른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평화나무가 ‘방송·공연계의 방역 규정을 강화할 필요성은 없는지'를 질의하자,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의 권한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임의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대신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메뉴얼을 만들고 공문을 보내거나 점검을 나가는 등 방역 수칙 준수를 안내하고 있다”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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