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플랫폼 산업이 지배하는데…학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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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플랫폼 산업이 지배하는데…학교는?
  • 평화나무
  • 승인 2021.05.0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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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의 조간브리핑] 가상화폐가 지불수단된 세상, 변협의 골칫거리 '로톡'
출처=중앙일보

유통업계에서 가상화폐 도입이 활발하다. 이마트24 등 편의점과 CGV 영화관, 도미노피자, 커피 전문점 탐앤탐스 등도 이미 대열에 합류했다.

가상화폐의 강점은 ‘수수료’이다. 신용카드는 중간에 수수료를 떼간다. 그러나 가상화폐는 그런 게 없다. 수익의 2%대에 이르는 수수료가 이익으로 잡힌다면 이 얼마나 큰 이익인가?
다만 더는 가상화폐를 받지 않는다는 사업장도 늘고 있다. 미국 마스터카드가 그렇다. 비트코인 등은 변동성이 너무 크고 거래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이다. 카페에서 비트코인으로 계산한다면 결제를 마치는 데만 10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신용카드 결제 인프라가 가장 잘 구축된 나라다. 카드사를 가려 받는 업장이 거의 없다. 카드뿐인가. 각종 ‘페이’도 수렴한다. 

다만 법정화폐와 달리 가맹점주가 물건이나 용역의 대가로 받게 되는 가상화폐의 가치 폭락을 걱정해야 한다. 게다가 페이코인이라는 가상화폐를 법정화폐로 바꿔주는 서비스가 있으니 걱정도 덜어진다. 그러나 가상화폐 전성시대가 계속되는 한, 이 걱정은 묻힐 전망이다.

출처=중앙일보
출처=중앙일보

로톡이라고 아시나? 소송이 들어왔을 때 혹은 제기할 때 우리는 변호사를 찾는다. 그 일을 도맡아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중개 수수료, 상담료를 받지 않는다. 게다가 의뢰인이 가장 궁금해야 할 ‘형량 미리 보기’, 이것 또한 로톡이 40만 개의 판결문을 AI로 분석해서 만든 것임에도 무료이다. 이것이 변호사법 위반 논란으로부터 피하는 로톡만의 비결이다. 로톡은 자신은 ‘변호사 광고 대행’만 할 뿐이라고 말한다. 수익이 변호사로부터 광고비 받는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다. 변호사협회 등은 드세게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와 변호사 등 업자를 연결해주는 로톡.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나? 소비자와 택시 운전기사를 연결해주는 카카오T를 연상하게 한다. 이게 바로 ‘플랫폼 산업’이라는 것이다. ‘요기요’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도 그러하다. 코로나 19 등 비대면 상황에서 더욱 팽창했다. 이에 따라 노동권 침해 문제도 비등해졌다,

주목할 점은 개별 변호사는 로톡을 환영한다는 것이다. 법조 시장이 포화해 변호사들의 일거리가 급감하고 수임료도 하향되는 마당에 ‘직거래’를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특히 지인이 많지 않은 젊은 변호사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한 변호사는 “(전관 출신 등) 역량 있는 변호사들은 지인, 회사 영업을 통해서 사건을 수임할 수 있지만 젊은 변호사들은 본인을 알리고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마땅한 판이 없다”라고 했다.

변협은 로톡 등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변호사 관련 광고를 금지하는 것은 물론 이 같은 광고에 참여하는 변호사들까지 제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제재를 감수하겠다’라는 입장에 선 변호사들도 상당하다. 

가상화폐, 플랫폼 산업의 출현은 산업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 변화의 길목이다.

출처=동아일보

그러나 교육은 제자리이다. 과거엔 ‘실업계 고등학교’로 불리던 취업계 고교 취업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입학 경쟁률도 미달을 면하면 다행인 수준이 됐다. 

과거엔 완전고용에 가깝게 취업률과 취업 유지율을 유지했다. 그래서 입학 경쟁률이 3대 1일 때도 있었다. 그런데 갈수록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숙련된 노동자만 선호한다. 가르치고 훈육할 여력이 노동 현장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취업률 저하는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일선 산업현장에서는 낯선 인공지능, 스마트공장, IT 기반 산업 등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신산업에 발맞춘 인재를 배출해 노동시장이 생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직업계 고등학교의 활로는 이러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 기업 지원은 갈수록 줄어들어 새 기술을 가르칠 인프라조차 미비하다. 

여전히 대학 진학만이 ‘사람 구실 하는 길’이라는 편견에 지배되고 있다.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인 송요훈 MBC 기자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나는 상고를 나왔다. 상고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지 않은 이유는 대졸과 고졸의 차이가 너무 크고, 대학 졸업장이 없으면 이 사회에서는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할 것 같아서 취업 대신 진학을 선택했었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은 세계가 부러워하고, 산업발전의 원동력이고 국가경쟁력으로 인식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보자. 그것이 단지 산업발전을 위한 것이었을까. 아니다. 사농공상의 차별, 반상의 차별이 심하고 그 설움이 DNA에 박혀 있어 기를 쓰고 학력의 사다리를 오르려 했던 게 아닌가. 

그것이 산업발전에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나 지금은 어떤가. 너도나도 대학 진학을 하다 보니 학력 인플레이션에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힘든 고학력 실업이 오래전부터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 않은가. 거듭 말하지만, 학력에 따른 과도한 임금 차별이 해소되지 않고 능력보다 학력이나 학벌을 우선하는 풍토가 바뀌지 않은 한, 숨 막히는 입시전쟁도 젊은 세대를 절망하게 하는 취업난도 절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출처=경향신문

직업계만이 아니라 학교 교육 자체도 낡았다. 국·영·수 본위 입시 중심의 교육이 그러하다. 국·영·수로 사람의 계급과 가치가 구분된다는 것은 구태에 불과하다.

학제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원인은 칼럼에서 지적한 대로 초임부터 정년까지 한 과목만 가르치면 되는 안일함에 있다. 언어, 수리 등 각자의 정체성은 따로 있어도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다양한 교과목을 통해 학생을 훈육해야 한다.

기술 교사가 AI를 가르치고, 국어 교사가 SNS 시대의 글쓰기를 가르치며, 영어 교사가 영어신문 읽기를 가르친다면 어떨까? 시대는 참신한 인재를 찾는데 학교는 과거식 인재만 길러낸다. 세상이 더디게 진화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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