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총회⑤ 김삼환 목사 깜짝 등장, 기자단 퇴장시켜 수습위 제안 통과
상태바
예장통합 총회⑤ 김삼환 목사 깜짝 등장, 기자단 퇴장시켜 수습위 제안 통과
  • 박종찬 기자
  • 승인 2019.09.25 0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김태영 총회장) 총회가 열리는 포항 기쁨의교회에 찾아와 총대들을 향해 인정에 호소하는 발언을 하면서 명성교회 세습이 어떻게 종결될지 그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총회 이틀차인 24일 오후 4시 10분. 명성교회 측 사람들이 기쁨의교회 정문 앞에 도열했다. 이윽고 검정색 고급 세단이 도착했다. 세단과 뒤이은 하얀 밴은 기쁨의교회 위쪽 실외 주차 공간으로 향했다. 간격을 두고 진입한 또 다른 검은 세단은 아래쪽 실내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위쪽으로 향한 차량에서는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가 내려 맞이하는 사람들과 악수를 나눴다.

한편 본회의장에서는 다음날(25일)로 예정된 서울동남노회수습전권위원회(이하 수습위)의 보고가 변경된 일정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채영남 위원장은 보고를 시작하며 “김수원 비대위원장을 모시고 이 문제를 같이 풀어보려고 부탁과 요청을 했으나 김 비대위원장이 총회를 인정하지 않고 수습위를 부정하여 도와드리려 해도 도울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8차례 정도 사람을 보내서 만나기도 했고 또 오라고도 했는데 아예 (수습위를) 인정을 안 하니까 대화가 안 돼서 어쩔 수 없었다”고도 했다.

채 위원장은 “수습위원을 맡으면서 정한 게 있다. ‘법은 지키고 교회는 살린다’ 이거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법은 지켜야 된다”고 강조했다. 곧이어 “그래서 수습위 소집 전에 제가 여기 계신 (김삼환) 원로목사님께 정중하게 뵙자고 해서 제 심정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세습을 반대하는 김수원 비대위원장은 채 위원장을 거부했고, 김삼환 목사와는 대화가 이루어졌다는 대조를 보이는 듯했다.

채 위원장은 당시 김 원로목사에게 “목사님과 주변 분들이 원하는 대로 밀고 나가면 절대 옛날의 교회로 회복되기 어렵다. 장래가 창창한 아들 목사님이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큰 손실이라고 조언했고 김 원로목사가 본인의 말을 수용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래서 수습노회를 소집하여 잘 마쳤으며 노회가 정상화되었다고 자평했다.

채 위원장은 “(노회 정상화로) 저희들(수습위)의 할 일은 다 끝난 거지만, 명성교회에서 재재심을 운운하고 반대 측에서는 방어하기 위해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총회가 공전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래서 “여러 분들, 특히 현 총회장과 의논하여 또 (김삼환) 원로목사를 만났다”고 밝혔다. 김 원로목사를 만나서 전과 같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채 위원장은 “당신(김 원로목사) 혼자는 문제없이 해도 되는데 장로들 등 가까운 이들이 반대하여 조그만 사과 하나 내는데도 자유롭지 못하다”며 김 원로목사의 처지를 대변했다. "(김 원로목사가) 다 내려놓고 하라는 대로 한다고 여기까지 왔다”고도 했다.

채 위원장은 “김수원 비대위원장과 (세습) 반대하는 분들 중에 많이 사랑하고 가까운 분들이 많다. 그 심정을 이해한다”며 발언의 무게추를 돌렸다. “법은 만들었으면 지켜야 하는데 안 되니까, 정의를 실현하는 차원에서 (김수원 비대위원장이) 20일 금식 기도를 하는 아픔을 느끼고 있는데 나도 가슴이 아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명성교회 이야기로 돌아갔다.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그동안 우리 총회의 자랑거리와 큰 힘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교회가 못된 교회, 못된 목사님으로 전락했다. 청빙 과정에서의 문제 때문에 그렇게 된 것 아닌가?”하고 물었다.

채 위원장은 “양측의 얘길 들어보면 (둘 다) 얼마든지 일리가 있고 동의할 수 있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법정에서도 계속 싸움이 되지 않는가? 법으로 싸워 이겼다 졌다를 반복하고, (상대편이) 이겨도 포기하지 않고 다음 준비를 한다”며 양비론의 입장에 서서 계속된 법리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싸우는 동안 정말 영적으로 무서운 것을 봤다”고도 덧붙였다. “흑암의 권세가 어부지리로 우리를 집어 담는 환상을 보”았다는 그는 “104회 총회에서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채 위원장은 전날 개회 예배 설교 제목 '말씀으로 새롭게 되는 교회'를 인용하여 “개회 예배 설교를 들은 총대들이 말씀으로 명성교회부터 새롭게 하리란 확신이 들었다”며 “104회기에서 꼭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렇다면 (김삼환) 원로목사가 인사를 드리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채 위원장의 ‘그래서’, ‘그렇다면’ 뒤에 김삼환 원로목사를 연결하는 화법은 결국 실제의 김 원로목사를 소환했다.

채 위원장의 제안에 여기저기서 항의가 있었지만, 김태영 총회장이 증경총회장은 발언권에 있다며 김삼환 원로목사에게 자리를 허락했다. 김 원로목사가 등장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제 104회 총회에 등장해 인사하는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제 104회 총회에 등장해 인사하는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사진 제공=성경과삶이야기 <울림>)

아래는 김삼환 원로목사의 발언 전문이다.

“우리 총회장님과 존경하는 우리 총대 장로님과 목사님들께 정말 감사드리면서 이렇게 귀한 자리를 통해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신데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저희 교회로 인해서 많은 기도와 어려움과 아픔을 가지시고 사랑해 주시고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제가 어렸을 때 한 번 목욕을 하다가 아버지한테 들켜서 ‘왜 일 안 하고 목욕하냐’ 해서 아버지가 많이 저를 때렸습니다. 그런데 때리다 보니까 제가 피가 났어요. 코에 피가 나고 이에 피가 나니까, 아버지가 한순간에 노를 멈추시고 피를 닦아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고마움을, 맞은 것보다도 그 아버지의 마음을 제가 나중에 평생 잊을 수 없는 아버지의 사랑으로 제가 가슴에 안고 있습니다.

우리 총회가 저에 대해서 저희 교회에 대해서 하신 일이 정말 좋은 일이고 하나님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저희는 또 인정을 하면서, 이로 인해서 일반 언론 방송 모든 분들, 한 방송이 때려도 이게 대단합니다. 엄청난 상처가 생기는 겁니다. 여기에 많은 이단까지 달려들어서 저희 교회가 피투성이가 되도록 저희들 많이 맞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101회·102회 총회와 또 지금까지 모든 총회에 뜻을 따른다고 해서 한 일인데, 그래도 또 일부의 많은 분들에게 아픔을 준 데 대해서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또 이해를 빌겠습니다. 또 합동 측에서는 없는 법도 만들어가지고 이렇게 사랑의교회를 살리고 (오정현) 목사님을 살려주셨습니다. 저는 이번 총회에 우리 총대님들과 우리 총회가 저희 교회가 그동안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을 잘 반성하고 모두 형님같이, 부모님같이 또 동생들같이 앞으로 잘 섬기면서 교회를 섬길 수 있도록 잘 품어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어떤 분들은 제가 들은 바로는 ‘명성교회 총회 나가라’ (하는데) 근데 갈 데가 없어요. 정말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갈 데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잘 품어주시고 또 집에 돌아와서 이렇게 총회와 여러 어른들을 잘 섬길 수 있는 일에 긍휼을 베풀어주시길 바랍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많이 맞고 사과했으니 가족애로써 품어달라는 취지였다. 일각에서는 명성교회가 최후 수단으로 교단 탈퇴를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김삼환 원로목사의 인사말에는 교단을 떠나기보단 총대들이 명성교회를 수용한다면 교단에서의 역할을 더 담당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김삼환 원로목사가 총대들 앞에서 머리를 숙여가며 호소했음에도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김삼환 원로목사가 박수를 받으며 인사를 마치자 김태영 총회장은 채영남 위원장에 대책안을 요청했다. 채 위원장은 미리 만들어둔 수습안을 화면에 띄웠다. 심사숙고하고 여러 의견을 조정해서 만들었다는 수습안은 “7인의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을 임명하여 명성교회수습방안을 작성하여 104회기 총회 폐회 이전에 수습방안을 보고하고 동 수습방안을 총회가 토론 없이 정하여 명성교회를 둘러싼 논란을 종결하여 주시되 위원은 총회장님께서 자벽하여 주시기를 제안”하는 내용이었다. 수습안이 발표되자 항의의 소란과 박수가 엇갈렸다.

채 위원장은 “103회기 총회 결의를 존중하고 총회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마땅”하다면서도, “동시에 명성교회도 총회 재판국의 최종 판결을 받아들이고 사과의 뜻을 밝혔으니 총회가 이 문제에 대한 총대들의 지혜를 모아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수습안의 선례를 김태영 총회장이 발견했다며 65회 총회까지 올라가 찾았다. 통일교 연루 인사들을 다룬 65회 총회에서는 선정된 특별 위원 7인이 수습안을 총회 중에 보고하여, 시간을 연장하여 토론하지 않고 가결했다는 것이다.

총대 발언이 시작되자 반대 발언이 나왔다. 충북노회 최현성 목사는 “마음에 많은 부담이 있다”며 발언을 시작했으나 곧 의장인 총회장에 누군가를 퇴장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최 목사의 발언 초반부터 누군가가 고함을 질렀기 때문이었다.

김태영 총회장이 발언을 계속하라고 하자 최 목사는 “김삼환 목사님의 말씀 충분히 이해가 되기도 한다. 수습위 채영남 목사를 굉장히 존경했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동남노회 수습전권위원회의 모습을 보면서 그 마음들이 자꾸만 허물어져가는 내가 너무나도 안타깝기도 하다”고 본심을 토로했다. “수습위에서 내놓은 안은 우리가 어느 헌법이나 규칙, 시행 규정에 찾아봐도 가당치도 않다”고 해석한 그는 “총회의 권위가 올바로 서기 위해서는 재판국이 8월에 내린 재심 판결을 서울동남노회와 명성교회 당회가 온전히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심을 수용했다는 것은 당회장으로 파송된 김하나 목사의 위임 목사 청빙 무효 소송이 받아들여진 것이기 때문에, 서울동남노회는 임시 당회장을 파송”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발언을 마무리하자 최 목사는 갈채를 받았다.

곧이어 서울강남노회 조건호 장로는 두 가지를 질문한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먼저 “(김삼환 원로목사가) 사과를 하기 위해서는 총회의 의사를 받아들였어야 한다. 작년 총회에서 (명성교회는) 세습에 대한 총회 재판국 판결을 받지 않았다. 당시 849 대 511로 총대들의 의사를 충분히 표현했다. 그리고 이번 8월의 재심 판결에서 총회의 의사는 확정되었다”며 “이미 총회에서 확정된 재판 결과와 총대 의사를 받아들이고 이행을 한 뒤에 사과를 해야 진정성이 있다. 선이행 조치 없이 말로 사과한다는 것을 우리가 믿을 수 있는가?” 물었다. 첫 번째 질문에 총대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조 장로는 이어 채영남 위원장에게 질문했다. 그는 “2017년 10월 서울동남노회 정규회에서 김수원 목사를 노회장으로 선출을 했고 이에 불복하는 다른 노회원들이 총회 재판국에 무효 소송을 했다. 그러나 무효 소송은 취하되었다. 총회 재판국이 노회장 선거를 확정한 것이다. 불복하는 노회원들이 법원에 총회 재판국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1·2심과 대법원까지 전부 기각됐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103회기 총회 임원회에서 서울동남노회수습위원회를 구성했다. 이것부터가 잘못”이라고 법리를 따졌다. 그는 “위원장께서 법대로 하겠다고 했는데 이건 법이 아니다. 총회 판결이 일반 법원에까지 가서 확정이 되었는데 그 결과를 무시하고 총회에서 수습전권위원회를 만들어서 새로이 (노회장을) 선출했다. 이것도 법이 아니”라며 “두 가지 점에서 총회는 명백히 법과 원칙에 어긋난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을 시정해주시기 바란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조 장로는 박수와 항의를 동시에 받았다.

김태영 총회장이 반대 발언도 듣겠다고 하자 대전서노회 신동선 목사가 나섰다. “채영남 수습위원장도 재판 결과를 수용하는 것으로 안다. 수용한다는 건 청빙된 모든 사항들이 원점으로 돌아가서 김하나 목사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총회서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다짐”이라고 해석했다. 신 목사는 “의라는 것은 십자가를 지는 것인데 돌 맞는 건 아니”라며, “수습위의 모든 결의(실제로는 제안)에 진심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 역시 박수를 받았다.

광주동노회 김재영 목사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 “교계 방송은 이해되는데 사회 방송이 와서 촬영을 하고 있다. 총회장이 제재해달라”고 요청했다.

김태영 총회장은 매뉴얼과 선례를 찾았다. 이에 규칙부장은 “관례·전례나 법이 없으면 총회 현장에서 결정해서 하면 된다”고 답했다.

경동노회 신영균 목사는 김재영 목사에 동의했다. “심각한 문제를 다룰 때에는 비보도로 하고 결과를 간단히 보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태영 총회장이 “일반 사회 언론은 취재를 못하게 하고 기독교 언론은 취재하는 것”으로 거수 투표를 받으려 하자, 여기저기서 “다 나가게 해”라고 소리쳤다. 김 총회장이 정식으로 성안해달라고 요청하자 한 총대가 마이크를 쥐었다.

소속 노회와 이름을 밝히지 않은 그는 “나중에 총회 결과를 보도문을 작성해서 보도하는 것이 유익하다”, “일반적으로 모든 회의에서도 그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한국)기독공보는 교단지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자료를 남겨야 한다. 기독공보만 취재할 수 있고 나머지는 결과를 보도문으로 보도할 수 있도록” 구체안을 첨가했다.

결국 한국기독공보 외에는 모든 취재진이 퇴장하는 건의 거수 투표를 진행하자 대다수의 총대들이 손을 들었다. 김 총회장은 총대들의 결정에 취재진에 사과하며 양해를 구했다. 본회의장 안에 있던 취재진이 나가는 동안, 또 다른 누군가가 2층 기자실에 있는 기자들도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결정에 기자실에서는 농성 취재를 각오한 한 기자가 기자실 문을 잠갔다. 곧이어 보안팀이 기자실 문을 두드렸다. 결국 회의장의 소리를 전달하던 기자실 내 스피커가 차단되어 취재가 불가능해지고, 다른 기자가 문을 열어주면서 기자실의 취재진도 퇴장할 수밖에 없었다.

기자들이 퇴장한 본회의장에서는 수습위의 제안이 1142명 중 1014명이라는 큰 득표로 통과됐다고 전해졌다. 김태영 총회장이 명성교회에 징계와 기회를 둘 다 줘야 한다며 총대들이 수습위 제안을 수용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회장이 지명한 7명은 채영남 목사(광주동노회), 권헌서 장로(경안노회), 김성철 목사(서울서북노회), 김홍천 목사(강원동노회), 이순창 목사(평북노회), 최현성 목사(충북노회), 이현범 장로(광주노회)로, 세습 찬성과 반대 양측이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했다고 했다. 하지만 총회에 김삼환 원로목사의 등장을 계획했다고 알려진 채영남 목사가 수습위원 7명에 포함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명성교회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비트코인 400억 주인공 실존, 그러나 성공담 이면 살펴야
  • 비트코인으로 400억 벌고 퇴사했다는 그 사람은?
  • 타인 ID 이용 백신맞은 국민일보 취재 논란
  • GS리테일 ‘메갈 손가락’ 논란 일파만파
  • "목사 때문에 이별당했다" 추가 제보
  • '남양주' 조응천, 서울은마아파트로 1년새 4억 차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