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웃는 전광훈 "예배 오지말라는 너희, 목사 맞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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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비웃는 전광훈 "예배 오지말라는 너희, 목사 맞냐?"
  • 권지연 기자
  • 승인 2020.02.2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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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창궐한 가짜뉴스 바이러스, 전광훈 등 주최측 시민 건강은 뒷전
서울시가 22일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도심에서 집회를 열지 못하도록 방침을 세웠으나 전광훈 씨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예정대로 집회를 강행했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가 도심 집회를 열지 못하도록 방침을 세웠으나 소용없었다. 

전광훈 씨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은 22일 예정대로 집회를 강행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4번 출구에서 KT스퀘어 빌딩 사이 구간 5개 차로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시민건강 보호를 위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에 의거 도심내 집회를 금지하오니 협조해 달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이 여기저기 설치되고 안내 방송도 송출됐으나 이는 소귀에 경 읽기에 불과했다. 참가자들은 시민 안전을 위해 출동한 경찰과 서울시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거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온누리교회·순복음교회 깃발에 ‘민주당만 빼고’문구 적힌 배지 판매 
자유통일당 가입 현장 독려 “여기 밀어줘야 한다”

이날 집회에는 온누리교회와 순복음교회 교회 이름이 새겨진 깃발도 나부꼈다. 교보문고와 KT 앞 도로에 한줄로 정렬된 부스에서는 전광훈·이은재 등 극우 진영 인사들이 펴낸 도서를 비롯해 이호 목사가 펴낸 말씀 큐티책 등을 판매했다. ‘민주당만 빼고’라고 적힌 배지도 눈에 띄었다. 

책을 판매하던 한 청년은 이호 목사의 큐티책을 구매할 것을 권유하면서 “복음통일에 대해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나와있다. (이호) 목사님의 이름을 유튜브에서 치면 매우 유명하다. 대한민국의 건국 역사를 하나님의 관점으로 풀어 청년들을 깨우치고 있다”고 홍보했다. 또 5천원짜리 배지를 사면 1천원짜리 ‘민주당만 빼고’라는 문구가 적힌 배지를 무료로 주겠다고도 했다. 

현장에서는 자유통일당 가입 원서도 받았다.  현장 관계자는 현장을 찾은 평화나무 취재진을 참가자로 오인해 자유통일당 가입을 권유하기도 했다. 취재진이 “다른 당에 가입해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다른 당에 가입돼 있어도 회비를 내지 않고 있다면 무효이니 여기(자유통일당)에 가입하고 가라. 여기를 밀어줘야한다”고 붙들었다. 당 가입비는 한 달에 1천원 이상이라고 했다. 

취재진이 재차 “여기서(종교집회라고 주장하는 곳에서) 당 가입원서를 받는 것은 선거법에 저촉되는 일 아니냐”고 묻자, “무슨 놈의 (선거법) 위반이냐”며 “단지 전광훈 목사님을 자꾸 꼬투리 잡으니까 우리가 광고를 못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22일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도심에서 집회를 열지 못하도록 방침을 세웠으나 전광훈 씨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예정대로 집회를 강행했다. 이날 현장에는 온누리교회와 순복음교회 이름이 새겨진 깃발이 등장했다. (출처=너알아TV)

 

전광훈·김문수·이동욱 주장 “야외에선 감염 안 된다” 

24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전광훈 씨는 “문재인이 저지른 죄만해도 청와대에 있어서는 안 된다"며 총살감이고 막말을 해댔다. 

그러면서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 132개국이 중국인 출입을 금지하고 러시아까지도 중국인 입국을 금지했는데 한국만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로 코로나 19 감염증 사태에 대해 논의한 것을 언급하며 “또 개 소리가 나오려고 한다"며 "정신 나갔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조치를 취한 나라는 41곳으로 파악된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큰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이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자 무역 흑자국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인 입국 금지가 최선의 결정인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다. 오히려 입국 심사를 철저히 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전 씨는 정부가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않는다며 거품 물고 비판했으나, 정작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은 안중에 없어 보였다. 

전 씨는 오히려 “우리가 평화롭게 여는 집회를 바이러스(코로나19)를 핑계로 금지하려고 한다”며 “설사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명이 끝난다 할지라도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다”라고 했다. 

전 씨는 또 “이단으로 정죄된 신천지 대구 모임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한다고 해서 (교회들이) 주일 예배를 금지시켰다고 한다”며 “예배 오지 말라고 문자 넣는 당신들이 목사들이냐”고 외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교회 목사님들이 병균 때문에 예배 안 한다고 하면 내일 광화문 광장 예배로 다 나오라”고 말했다. 

대구지역 뿐 아니라 부산의 3대 대형교회인 호산나교회와 수영로교회, 부전교회는 모두 3월초까지 또는 추후 공지시까지 무기한 교회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이중 호산나교회와 수영로교회는 전광훈 씨를 도와 부산지역대회장을 맡은 최홍준, 정필도 목사가 원로인 교회들이다. 

전 씨는 이날 “한 가지 위대한 결단을 하겠다”며 또 다시 29일을 분수령으로 잡았다. 29일 삼일절 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것. 

그는 “이 자리에 오는 모든 분들이 29일 열리는 3.1절 대회의 준비위원이 되어 달라”며 3.1절 국민대회 차량운행 시간표가 적힌 전단지를 5천만장 찍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에 100장씩 가져가서 주변에 뿌려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당신들이 뭔데 빨갱이 x새끼들아, 당신들이 뭔데 대한민국을 해체하고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려고 하나. 용서할 수 없다. 우리 다 이승만 심정으로 돌아가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 씨는 앞서 “야외에서는 (코로나 19에) 감염된 사실이 없다”며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또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며 장외투쟁에 임했던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도 단상에 나와 “(코로나19) 전파 경로는 직접 전파”라며 “손을 잡든 침이 튀든 직접 전파로 감염된다. (그래서) 야외에서는 마스크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밀폐된 실내 공간이 훨씬 위험하다”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는 “월요일(24일) 10시반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전광훈 목사님, 우리 국민혁명 의장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다시 집어넣으려고 하는데 우리가 반드시 구출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전광훈 목사님의 구속을 막기 위해 많은 변호사가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은 겁이 많아 집회를 중단하자 했는데 전광훈 씨가 고집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앞으로 병에 걸렸다는 사람이 발생하면 광화문 집회에 가서 문제가 생겼다는 가짜뉴스를 만들어 낼 것인데, 속으면 안 된다”고 외치기도 했다. 

서울시가 22일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도심에서 집회를 열지 못하도록 방침을 세웠으나 전광훈 씨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예정대로 집회를 강행했다. (사진=평화나무)
서울시가 22일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도심에서 집회를 열지 못하도록 방침을 세웠으나 전광훈 씨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예정대로 집회를 강행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자유통일당 가입 원서를 받았다. (사진=평화나무)

 

 

심하보 목사, ‘죽으면 죽으리라’ 에스더 말씀 오용 
“광화문 광장 나온 여러분은 규례 어기고 왕 앞에 나선 에스더”

본격적인 집회에 앞서 열린 예배 형식의 집회에서도 성경 말씀은 오용됐다.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는 이날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어낼 수 없듯이 애국하는 마음을 대통령도, 서울시장도, 우한폐렴도, 날씨도 끊을 수 없는 것을 확신한다”며 설교를 시작했다. 

심 목사는 이날 에스더서 4장 14-16절 본문으로 설교하면서 참가자들의 애국심에 더해 공포심과 죄책감을 자극했다. 

심 목사는 “만약 에스더가 없었다면 이스라엘이 멸망했겠느냐?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는 또 다른 에스더를 쓰셨을 것”이라며 “모르드개가 말하기를 네가 만약 가만히 있으면, 다른 사람을 통해서 우리가 구원을 받지만 너와 네 아비 집은 멸망하리라 했다. 그런데 에스더는 그 말에 응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광화문 광장 집회에 모인 사람들이 에스더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사명 감당에는 고난이 따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때문에 좋은 일이 미래에 있는 것이 맞다. 그런데 함께 하지 않는 자들에게 그 영광이 계속 누려질 것 같은가. 에스더서에는 분명히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서울시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집회를 열지 말라는 규례를 내렸다”며 “우리가 다 그 규례를 어기고 이승만 광장에 나가 있는 에스더”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분이 에스더, 마리아, 승리자다. 지금 여러분은 가만히 앉아 있는 것 같아도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다를 올라가는 것과 똑같다”며 “진눈깨비와 찬바람에도 꿈쩍 않고 이 자리에 나온 이들을 보며 눈물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맙다. 자기를 부인하고 고난을 잘 인내하면서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에게 큰 상이 있을 줄로 확신한다”고 했다.

결국 심 목사의 설교는 광화문 집회에서 함께 하지 않는다면 시대적 사명을 감당할 기회를 잃고 하나님으로부터 벌을 받게 된다는 취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님의 말씀과는 무관한 공포 정치를 펼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서울시가 22일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도심에서 집회를 열지 못하도록 방침을 세웠으나 전광훈 씨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예정대로 집회를 강행했다. (사진=평화나무)

 

(사진=평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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