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은 '이 시대 선지자'라는 박경배 목사 강단 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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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은 '이 시대 선지자'라는 박경배 목사 강단 오용
  • 김준수 기자
  • 승인 2020.02.0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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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주일예배 ‘정교분리’ 설교서 가짜뉴스로 심상정 의원 비난
‘전광훈 목사 초청 대전 조찬 기도회’에선 “전광훈, 이 시대의 예레미야이자, 세례 요한”
박경배 목사가 지난 2일 주일예배에서 ‘정교분리(롬13:1~7)’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하고 있다. (사진=송촌장로교회 영상 갈무리)
박경배 목사가 지난 2일 주일예배에서 ‘정교분리(롬13:1~7)’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하고 있다. (사진=송촌장로교회 영상 갈무리)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 관련 가짜뉴스가 사실인양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이미 정정보도까지 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목회자들이 다 구속되고, 동성애를 죄라고 설교할 수 없을 거라는 내용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다는 ‘목회자’에 의해서 정보의 왜곡이 일어나는 것도 모자라 무분별하게 전파되고 있다.

박경배 목사(송촌장로교회)는 지난 2일 주일예배에서 ‘정교분리(롬13:1~7)’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모든 권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맞지만 정부가 ‘의로운 통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 교회가 정부를 바르게 가르치고 저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예로 들면서 ‘교회가 정치적 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라는 주장은 전체주의체제 독재자나 하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잘못 이해된 정교분리로 교회들이 침묵한다면 차별금지법이 통과돼 복음을 전할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심 의원 관련 가짜뉴스도 이 부분에서 나왔다.

 

“잘못 이해된 정교분리의 주장으로 교회들이 침묵할 때 교회들이, 모든 교회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 ‘그건 정교분리야 가만 놔둬’ 그러면서 차별금지법이 통과가 되면은, 기독교 복음을 더 이상 전파하지 못하는 시대가 다가오는 거예요.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은. 여러분 정의당의 심상정이라고 하는 사람이 며칠 전이에요, 며칠 전. 이 토론회 광장에서 기독교 목사님 중에 한 분이 아주 예리한 질문을 했어요. 어떤 질문을, 그거 유튜브에 돌아다니잖아요? ‘차별금지법이 통과되고 난 이후에 교회에 목사님들이 강단에서 동성애는 성경에 비춰서 잘못된 것이다, 창조의 섭리에 어긋난 것이다 라고 이렇게 설교를 하게 되면은 목사가 처벌을 받습니까 안 받습니까?’라고 이렇게 물었어요. 그러니깐 심상정이가 뭐라고 한지 아세요? ‘처벌받습니다’ 그랬어요. 처벌받는 거예요. 그러면 이 강대상에서 ‘동성애는 잘못된 것이다’, 누가 설교할 수 있어요? 하는 즉시 잡혀가는 거예요. 이게 어디 사회? 유럽사회에서 그게 일어나고 있는 거예요. 기독교의 존재성이, 기반이 흔들린다는 거죠.”

심상정 의원의 차별금지법 관련 발언은 지난달 20일 고양시기독교연합회와 덕양구기독교연합회가 주최한 ‘차별금지법 토론회’에서 나왔다. ‘차별금지법을 어기면 처벌받느냐’라는 한 목회자의 질문에 ‘처벌받을 것’이라고 답변한 심 의원의 상식적인 답변이 ‘차별금지법은 잘못됐다, 동성애를 죄라고 설교하면 처벌받는다’로 바뀐 것이다.

당시 토론회 현장 상황을 공개한 뉴스앤조이의 기사를 보면 이렇게까지 왜곡될 수 있는 것인지 황당할 지경이다. 지난달 22일 <[기자수첩] 심상정 의원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에서는 당시 목회자의 질문과 심 의원의 답변을 확인할 수 있다.

 

질문자 / 차별금지법을 어기면 처벌받습니까, 안 받습니까. 차별금지법을 어기면 처벌받습니까, 안 받습니까.

사회자 / 기독교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그렇게 말씀하세요. (참석자들이 답변을 듣고 싶다고 항의하자) 목사님, 다시 말씀하세요.

질문자 / 차별금지법을 어기면 처벌받습니까, 안 받습니까.

심상정 / 처벌받겠죠.

질문자 / (처벌)받죠?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데 내가 성소수자가 잘못됐다고 강단에서 얘기할 때, 그리고 거기 이단도 들어가는데 이단을 이단이라고 했을 때 처벌받는다고 말씀하셨으므로 우리는 처벌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심상정 / (발의도 안 된) 법령을 가지고 얘기하기 어려운데, 여기 법령을 하나 드리고 가겠다. 우리가 발의한 건 아니지만 2013년 법안에는 어떻게 되었느냐면 교육기관, 공공 기관에서 그런 발언을 할 때 처벌받는다고 했지만, 종교 기관은 없습니다.

 

당시 심 의원은 “차별금지법을 자꾸 막연하게 예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 법은 ‘성적 지향’뿐 아니라 ‘종교’ 때문에 차별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며 “사회적 약자들이 여러 이유로 차별받고 있기 때문에 차별금지법을 만들려고 하는 거고, 그중에 성소수자 문제도 끼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이 아직 제정되지 않았지만, 동성애를 비판하는 건 차별금지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다만, 어떤 한 사람, 성소수자 개인을 모욕하고 인격적으로 폄훼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기독교가 동성애를 반대하고 좋지 않다고 말하는 그 자체에 대해서는, 우리가 사상의자유가 있고 신앙의자유가 있기 때문에 어떤 신앙과 신념을 가졌다고 누구도 거기에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본다”라고 추가로 답변하기까지 했다.

 

심상정 의원 관련 정정보도문을 낸 크리스천투데이. (사진=크리스천투데이 기사 갈무리)
지난달 22일 심상정 의원 관련 정정보도문을 낸 크리스천투데이. (사진=크리스천투데이 기사 갈무리)

 

“나라가 그릇된 길로 나아갈 때 교회는 항거해야”

박경배 목사는 ‘대한민국의 정교분리 원칙’은 종교가 정치에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종교에 개입할 수 없다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박 목사는 “종교인이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것이 그게 정교분리가 아니라 국가가 종교에 대해서 강압하지 말고 탄압하지 말고 국교를 정하지 말라는 것이 정교분리”라며 “선지자적 사명을 감당하는 한 잘못된 것을 보면서 눈감고 아무 말도 않고 교회의 사회적 사명이란 관점에서 정교분리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나라가 그릇된 길로 나아갈 때 교회는 이에 대하여 항거하고 말하는 행위가 부당한 행위이고, 이게 잘못인가. 정교분리란 뜻도 모르면서”라고 했다.

 

“악을 선으로 선을 악으로 주장할 때 교회는 어떻게 해야 됩니까? 소중한 가치와 기본 상식이 무너지는 무법한 세상, 이 세상을 보면서 교회는 침묵해야 되는가요?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자를 삭제하려고 하는, 그냥 민주주의, 인민민주주의도 있어요. 이 자유자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데, 이 자유 때문에 얼마나 많은 희생의 대가를 치렀는데. 종교, 양심, 언론, 거주의 자유 이 자유,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데. 이 자유를 빼서 체제를 전복시키려고 하는 이런 어떤 세력들에 대해서 우리가 침묵해야 되느냐. 안 된다는 거예요. …멀쩡한 원전이 고물이 돼버렸어요. 7000억원을 들여서 그걸 수리를 해서 다 가동을 할 수 있는데 고물화시켰어요. 경제가 파탄에 이르고 있는데 잘하라고 말하는 것이, 잘하자고 말하는 것이 왜 이게 정치적 발언이냐 이 말이에요.

박 목사는 설교를 마무리하면서 이 땅의 교회는 ‘전투함’이자 ‘십자가의 전사’가 돼야 한다고 강변했다. 자신이 앞장서겠다며 순교를 해도 자신이 먼저 순교하겠다고 했다. 교인들에게는 ‘십자가의 군병’이 되기를 축복했다.

 

이 땅에 있는 지상교회는 유람선이 아니라 전투함이라고 그랬어요. 전투하는 교회에요. 무엇과 싸우는 교회이냐, 죄와 사망의 세력과 싸우는 교회에요. (아멘) 죄와 사망의 세력들과 적당히 타협하고 좋은 것은 좋다고 하고, 눈감고 그냥 넘어가는 그런 교회가 돼서는 안 된다는 거죠. 진리를 거역하는 거짓과 불의와 전투하는 교회에요, 싸우는 교회에요. 우리는 그 싸우는 교회의 무엇이 돼야 하느냐 십자가의 전사가 돼야 돼요. (아멘) 저는 우리 교회 성도님들이 제가 앞장설 테니깐 여러분 따라오세요. (아멘) 죽으면 내가 제일 먼저 총알받이가 될 거예요. 무엇 때문에? 나라 지키고 복음을 지키기 위해서에요. 다른 이유 하나도 없어요.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신앙의 자유와 진리를 파괴하려는 악한 세력에 저항하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그런 교회는 진리의 사명을 잊어버린 ‘세속화된 교회다, 세속화된 목사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용기 없는 거예요. 우리 교회는 진리 앞에 타협하지 않는 믿음의 선진들을 따라가는 좁은 문 좁은 길로 나아가는 십자가의 군병들이 다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평화나무는 심상정 의원 관련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을 듣기 위해 지난 6일 두 차례에 걸쳐 박경배 목사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다. 교회 관계자는 “대심방기간이다. 저희도 얼굴 뵙기가 어렵다. (담임목사님) 연락이 없으면 (답변) 거부하시는 걸로 알고 계시면 된다”고 밝혔다. 7일 오전까지도 박 목사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전화는 끝내 오지 않았다.

 

지난달 7일 열린 ‘전광훈 목사 초청 대전 조찬 기도회’에 참석한 박경배 목사.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지난달 7일 열린 ‘전광훈 목사 초청 대전 조찬 기도회’에 참석한 박경배 목사.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박경배 목사 “전광훈은 하나님이 세운 사람”

박경배 목사는 대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과 대표회장, 미래목회포럼 대표 등을 지냈다. 현재 대전시민문화 대표, 한국정직운동본부 대표를 맡고 있다.

박 목사는 한국정직운동본부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우리나라는 짧은 세월에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너무도 소중한 가치들을 잃어버렸다. 거짓이 자연스러움이 되었고 수치심과 죄의식도 사라졌으며 정직하게 사는 것이 오히려 바보스러운 행동으로 인식되었다”며 “한국정직운동본부는 정의와 진실이 통하는 사회, 공익을 해치는 비리나 부정에 대해 용기 있게 말하는 사람들이 인정받는 사회, 성실하고 진실하게 사는 국민들이 인정받고 보장받는 사회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박 목사는 지난달 7일 ‘전광훈 목사 초청 대전 조찬 기도회’에 참석해 전광훈 씨를 추어올리기도 했다. 또 “작은 것이라도 힘을 보태겠다”며 적극적인 지지도 약속했다.

 

전광훈 목사님 감사를 드린다. 이만한 사람이 없잖아요? 대한민국에 이만한 사람 누가 있어요? (아멘) 이 시대의 예레미야고, 세례 요한인줄로 믿습니다. 가장 현 정부에서 싫어하는 사람이 바로 저 분(전광훈 씨)이십니다. 저 사람만 없으면 광화문이 없을 텐데. 얼마나, 얼마나 하나님이 세우신 줄로 믿습니다. (아멘) 우리가 기도해서 하늘의 하나님이 결코 이 민족을 버리지 않으실 줄로 믿습니다. 세우셨다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 목사님을 통해서 나라를 지키라고 하는 거예요. 함께하는 저와 여러분, 우리 모두가 같이 합시다. (아멘) 작은 것이라도 힘을 보태서 함께하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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