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의 직무대행 박중선 목사 한기총 내 브로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한기총에는 현재 55개 교단 15개 단체가 가입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초 한기총 홈페이지에는 한기총 회원 교단 77개, 회원단체 17개로 소개하고 있었으나, 이보다 더 축소된 것이다. 창립 당시에는 36개 교단과 6개 단체가 참여하면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이미지까지 확보했던 한기총의 명성은 그야말로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고신, 대신, 합신, 백석 등은 금권선거 논란을 계기로 지난 2012년 한기총을 탈퇴했다. 주요 교단들이 줄줄이 탈퇴하기 직전, 한기총은 길자연 목사와 이광선 목사, 이 목사의 최측근인 박중선 목사가 쥐고 있었다는 것이 교계의 전반적인 분석이었다. 이들은 전광훈 씨 주변 조력자들로 다시 소환된다.
10당5락 주인공 '길자연' 선거관리위원장
전광훈 직무대행 맡은 박중선 한기총 내 브로커?
한기총 9대, 10대, 17대 총회장을 지낸 길자연 목사는 ‘10당5락’(10억을 내면 당선되고 5억을 내면 떨어진다)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논란과 분쟁을 야기한 장본인이다.
2011년 금권선거 논란으로 직무가 정지됐으나, 회개와 개혁을 부르짖으며 비리를 폭로한 이광선 목사측과 극적 합의를 이루고 5개월만에 대표회장직에 복귀한다. 그러나 한기총 내부에서조차도 한기총 몰락의 시작은 길자연 목사라는 원성이 자자할 정도로 그 오명은 씻을 수 없게 됐다.
전 한기총 관계자는 "한기총의 태생은 부끄러워도, 그래도 그 내부에서 열심히 한국교회를 위해 일해보자고 했던 시기가 있었다"며 "그러나 길자연 목사가 한기총 몰락의 시초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기총 관계자는 "한기총 몰락의 주범으로 꼽히는 3명이 있다"며 "그 첫번째가 바로 길자연 목사"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내부에서도 원성이 자자한 길 목사는 올해 한기총 선거관리위원장이 되어 전 씨의 대표회장 연임에 조력했다.
한국공익실천협의회 대표인 김화경 목사는 "한기총 불법 선거를 주도한 선관위원장 길자연과 부정 당선된 전광훈은 석고대죄하고 한기총을 떠나라"며 3일 오전 11시 한기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한기총 금권선거 논란으로 시끄럽던 2011년 박중선 목사가 이단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한기총 내부에서 박 목사가 2005년 성락교회(김기동)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 2011년 11월 28일 CBS는 보도를 통해 성락교회가 지난 2005년 6월 세 차례에 걸쳐 박중선 목사가 설립한 한국기독교총협의회에 1억 7천만 원을 송금한 내역을 공개했다.
한 이단전문가는 한기총 내 이단해제를 주도하는 브로커로 박 목사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뿐아니라 박중선 목사는 한기총 조사위원으로부터 횡령·사기·공금착복 및 유용 혐의로 지난해 고발당한 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길 목사의 비위사실을 폭로했다 극적 합의를 이룬 이광선 목사가 대표회장을 맡았던 2010년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당시 한기총이단대책위원회는 이단성을 지적받아 온 김광신 목사(전 LA은혜한인교회)와 장재형 목사(한국크리스천투데이 설립자)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려 논란을 일으켰다.
물론 당시 이대위 보고는 임원회에서 부결돼 없던 일이 됐으나, 이 목사가 대표회장인 한기총의 궤도를 벗어난 행보는 계속됐다. 변승우 씨와 장재형 씨에 대해 이단성이 없다는 이대위 보고를 임원회가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후폭풍은 거셌다.
주요 가맹교단인 예장 통합·합동·백석·고신·합신 등 5개 교단 총회장은 2010년 12월 2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기총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결국 한기총의 이단해제 시도는 미수에 그쳤으나, 당시로썬 유례없는 이단해제 시도는 한기총의 불의한 역사로 남았다. 이 목사 역시 전 씨를 지지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지난해 전 씨가 청교도신학원을 설립할 때도 이 목사는 신학원의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광선(16대), 길자연(9대,10대,17대)목사를 비롯, 지덕(6대), 이용규(13대), 엄신형(14,15대) 증경총회장은 전광훈 씨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담은 답변서를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가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최근 고소당했다.
한편 한기총 비대위 관계자는 전광훈 씨를 조력하는 인물들에 대해 "이들은 모두 이익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언제고 서로 등을 돌릴 수 있는 사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