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황교안 단식 응원 "3일 금식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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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황교안 단식 응원 "3일 금식 선포"
  • 권지연 기자
  • 승인 2019.11.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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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황교안' 끈끈한 연대.. 전광훈 ''황교안 대표 응원해달라''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전광훈 씨가 23일 광화문 집회에서 “나는 이 연단에 서기 전에 청와대 앞에서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에게 가서 기도해 주고 왔다"며 "여러분께서도 다음 주 토요일에 만나기전까지 한 번씩 청와대를 방문해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을 체포합시다”
“문재인 끌어내고, 김정은 목을 치자”
“한반도의 반역, 사령부를 포격하라”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연기하기로 결정한 이후 23일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 광화문 집회에서는 이같은 구호들이 울려 퍼졌다. 마치 전쟁 준비를 위해 정신무장에 나선 군인들 같았다. 이들은 자신들의 행동과 기도로 조국 전 장관을 끌어내렸고,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가 무산됐다며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청년, 주부 등의 시민 발언으로 채워진 국민대회 사전 집회를 마친 후 연단에 오른 전광훈 씨는 개회사 시작부터 끝까지 거짓 선동에 열을 올렸다. 전 씨는 “우리 대한민국은 건국 후 가장 큰 국란을 맞았다. 그 이유는 저 문재인 씨와 주사파 일당들이 대한민국을 북한에 넘기려 하기 때문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전 씨는 “우리의 대통령으로 볼 수 없는 문재인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대한민국 해체를 시도했다”며, “그러나 그의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을 통해 대한민국을 해체하려 시도했으나 애국 국민이 이승만 광장에 모여 강력하게 저항하자 결국 조국이 물러가게 됐다. 지소미아 종료도 미국의 강력한 의지 때문에 실패했다”고 했다. 그의 말은 모두 황당한 가짜뉴스이거나 국적이 의심되는 발언이지만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그의 말에 환호했다. 

전 씨는 또 “문재인은 앞으로도 강도 높은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말에 의하면 ‘목사님, 저 문재인은 절대로 살아서는 안 나올 놈’이라고 한다. 어느 날 어느 시점에 문재인이 계엄령을 선포하지 않겠나 생각된다. 그때를 준비해야 한다. 최후의 한 사람이라도 생명을 던져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마지막 최종 예측해 보건데, 반드시 문재인을 끌어낼 수 있다”며 집회 참가자들의 행동을 요구했다. 

그는 광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함께 3일간 금식 기도에 동참하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에 지지를 보내자고 했다. 

그는 “저는 특별히 1200만 성도, 30만 목회자와 25만 장로들에게 한기총 25대 대표회장으로서 선포한다”며 “3일 동안 1천200만 성도들의 금식기도를 선포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이 먼저 단식에 동참하겠다는 언급은 없었다. 전 씨는 앞서 6월 11일 청와대 앞에 텐트를 치면서 죽을 각오 단식을 선포하면서도 자양강장제를 동원한 한 끼 금식으로 끝낸 바 있다. 당뇨 때문에 오랜 단식은 무리라는 것이 당시 한기총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전 씨는 또 “이 연단에 서기 전에 청와대 앞에서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에게 가서 기도해 주고 왔다"며 "여러분께서도 다음 주 토요일에 만나기전까지 한 번씩 청와대를 방문해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배포 중인 서명 책자를 언급하며 “서명용지를 꼭 채워달라”, “(연단에 서는) 강사들의 발언을 잘 듣고 많은 사람에게 전파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용규 원로목사 "문재인 공수처 설치해 공산화.. 박살 내야"
심하보 목사 "집회 참석 안 하면 신사참배나 다름없어"
김경재 전 총재 "전광훈 목사는 민족의 세례요한"
성창경 위원장 "조국 사퇴와 지소미아 연장은 하나님이 하신 일"
조갑제 "현재 스코어 3대 0...문재인의 머리는 김정은"

이날 현장에는 한기총 증경총회장인 이용규 원로목사(성남교회)와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 성창경 KBS 공영노조위원장,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월간조선 편집위원 등을 지낸 조갑제 씨,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 등이 참석했다. 

이용규 원로목사는 "문재인이 공수처를 설치해 사법부를 장악하고 사회주의 공산주의로 끌고 가려는 계획"이라며 "완전히 박살 내야 한다"고 전광훈 식의 막말을 쏟아냈다. 

이 원로목사는 황교안 대표의 단식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자유한국당 의원 108명 전원이 단식에 동참하면 문재인 대통령을 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로목사는 "전광훈 목사는 신앙과 철학이 분명하다"고 평가하며, “5000만 국민이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씨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줄 알고, 높은 도덕성과 대중성을 가진 애국자이자 지도자라는 것이다. 

심하보 목사는 대형교회 목사들의 집회 참석을 독려하며 문재인 퇴진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신사참배나 다를 것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전 목사를 두고 '민족의 세례 요한'이라고 추어올렸다. 또 "내년 4월 15일 총선에서 황교안 대표와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뭉쳐 승리해야 한다"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성창경 KBS 공영노조위원장은 "조국 사퇴에 이어 지소미아 연장은 바로 하나님이 하신 일이다"라며 전 씨와 김 전 지사 등을 골리앗과 싸워 이긴 다윗에 빗대어 말했다. 그는 "다윗은 저 무시무시한 골리앗을 이겼다. 바로 여러분이, 전광훈 목사님이 김문수 지사님이 다윗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눈동자처럼 지키신다"라고 했다. 

조갑제 씨는 “여러분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 가장 큰 학교, 가장 위대한 국민혁명의 자리에 오셨다”며 “국민혁명의 스코어가 나왔다. 3대 0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국이 아웃되어서 1:0, 지소미아 유지되어서 2:0, 김정은이 부산에 겁이 나서 못 온다고 한다. 김정은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비밀을 폭로했다. 문재인 씨가 초청장을 보냈는데 전광훈 씨를 지도자로 하는 애국시민들 때문에 겁이 나서 못 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3:0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에 반대하는 사람은 다 뭉치자, 우리끼리 총질하면 안 된다”며 결집을 호소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갈라진 우파를 ‘김정은 반대’ 구호로 결집시켜 보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갑제 씨는 이날 “김정은 XX끼! 문재인의 머리인 김정은을 포격하라. 사령부를 공격하라”는 구호를 반복 외쳤다. 

 

서명 받아주면 유관순처럼 된다?
‘한기총 허가한’ 헌금함 문구 의미 없어 
“집회 기준 너무 허술한 것 아닌가?” 지적도 

주최측이 설치한 천막 안에는 어김없이 헌금함도 비치됐다. 헌금함에는 ‘한기총이 허가한’이란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평화나무)
주최측이 설치한 천막 안에는 어김없이  헌금함도 비치됐다. 헌금함에는 ‘한기총이 허가한’이란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평화나무)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한꺼번에 흔들었고, 문재인 하야 서명대 옆에는 어김없이 헌금함도 비치됐다. 헌금함에는 ‘한기총이 허가한’이란 문구가 적혀 있다. 

전 씨는 최근 한기총 내 직원 5명까지 해고해버렸다. 한기총 사유화 작업에 본격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헌금함에 적힌 ‘한기총이 허가한’이란 문구가 얼마나 의미 없는 문구인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서명용지를 들고 참가자에게 직접 서명을 받으러 다니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70대로 추정되는 한 노인은 <평화나무> 취재진을 집회 참가자로 오인해 “학생 주변 사람들에게 서명을 받아 주면 유관순 열사처럼 되는 것”이라며 서명지 20여장을 묶어 만든 공책을 손에 쥐어주었다. 서명지는 다음 집회 때 가져오거나 서명지에 적힌 주소로 보내달라고 했다. 서명지에 명시된 대한민국바로세우기1000만명서명추진위원회의 주소는 사랑제일교회 소재지다. 

서명지 20여장을 묶어 만든 공책이 '문재인 퇴진' 집회 현장에서 배포 중이다. (사진=평화나무)

‘마귀들과 싸울지라’, ‘성령이여 임하소서’ 등의 찬송가와 복음성가가 흘러나오면 집회 참가자들은 더욱 흥이 나는 모습이었다. 

낮 시간 집회 소음 기준인 75db을 훨씬 초과한 100db을 넘겼고, 광화문 인근 카페나 음식점 안에서도 집회 현장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은 “소음을 견디는 것이 괜찮느냐”는 질문에 “너무 힘들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주말이면 가족끼리 연인끼리 나와 여유를 즐기고,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 명소 중 한 곳이었던 광화문 거리는 막말이 울려 퍼지는 불편한 장소로 변질되어 있었다. 

10여년간 영국에서 거주했다는 이 모 씨는 “영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라면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이민자 퇴출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집회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집회 신고 인원을 약간 초과해도 집회를 열지 못했다. 집회의 자유도 좋지만 기준은 더 엄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도 교회를 다니지만, 이런 거짓선동에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괜히 내가 부끄럽고 말문이 막힌다”며 황당해 했다.   

 

전광훈 막말에 오염된 사람들 황교안 지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겠다며 단식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러나 그의 단식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분수대 광장과 국회를 오가며 닷새째 단식 중이다. 단식 나흘째를 맞은 23일 황 대표가 잠시 자리를 비운 모습. (사진=평화나무)

이날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는 단식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지지자들이 아침부터 찾아왔다. 숫자는 그다지 많지 않았으나, 지지자들의 열의는 대단해 보였다. 

이들은 “전라도에서 왔다. 광주가 모두 일어났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주님이 함께하신다. 자유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황 대표를 향해 한 목소리로 “힘내세요”, “사랑해요” 등의 구호를 힘껏 외치기도 했다. 

황 대표의 지지자들은 거친 말을 경쟁하듯 쏟아냈다. 그 수위는 전광훈 씨의 막말에 못지않았다. 

한 지지자는 “5.18, 세월호 그만 우려먹어라. 삶은 문대가리야”라고 외쳤고, 한쪽에서 “문재인을 퀵서비스로 북송하라”라고 소리치자, 다른 한쪽에서는 “퀵서비스 안 된다. 바다에 동동동 (띄어 보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조그만 기다려라. 전광훈 목사님이 북송선을 만들어서 (문 대통령을 북한으로) 보낼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자 옆에서 누군가 “공지영부터 김어준 xx도 다 (북한으로) 보내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막말을 쏟던 사람들은 갑자기 “우리는 먹고 힘내야 한다”며 챙겨온 간식을 나눠먹기도 했다. 그리곤 힘을 내 또다시 한 목소리로 황교안을 연호하며 응원했다. 

황 대표의 지지자 중에는 확실히 개신교 신앙인이 다수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연세중앙교회(윤석전 목사)에 출석한다고 밝힌 한 지지자는 “조국도 사퇴했고 아이소미(지소미아를 잘못 말한 것)도 연장됐다”며 “두고 봐라, 하나하나 다 우리의 바람대로 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 설치는 문재인 정권의 독재를 위한 수단”이라며 SNS를 통해 돌고 있는 가짜뉴스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또 다른 지지자는 "단식하면 본래 물도 마시지 않아야 하지만, 황 대표는 금식을 하고 있어서 괜찮다"고 했다. 개신교에서 말하는 금식이란, 일정 기간동안 물을 제외한 음식을 일절 섭취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 매달려 기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자유한국당 관계자가 지지자들에게 다가와 “대표님께서 말씀을 크게 못하시지만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 했다”며 황 대표와 지지자들 사이의 중간 전달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한국당 관계자의 손을 꼭 잡고 응원의 마음을 보냈다. 황 대표에게 전달해 달라며 핫팩을 건네주기도 했다.  

한편 응징언론 서울의 소리, 적폐청산의열행동본부 백은종 대표가 이날 황 대표의 단식장 맞은편에 단식장을 차린 후 응징 단식에 돌입했다.  백 대표는 최소한 황 대표보다 하루는 더 단식을 진행할 것이란 입장이다. 

백 대표는 응징단식 돌입에 앞서 “황교안은 일본을 위한 매국정 황제단식을 중단하라”며 “무엇보다 국익을 우선해야 할 작금 보수를 대표한다는 자유한국당이 일본이익, 미국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상식적인 행동은 결코 밝은 미래를 바라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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