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법 초월한 전권’ 장종현 목사 또다시 총회장 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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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법 초월한 전권’ 장종현 목사 또다시 총회장 추대
  • 김준수 기자
  • 승인 2019.09.0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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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구 대신 반발, 19일 별도 총회 소집 공고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구 백석대신) 총회가 교단 설립자 장종현 목사를 새로운 총회장으로 추대하면서 교단 분열의 위기를 수습하는 모양새였지만, 이에 반발한 일부 목회자들이 별도의 총회 소집을 예고해 여전히 혼란의 불씨를 남겼다.

예장백석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평창 한화리조트에서 제42회 총회를 개최했다. 최대 관심사는 ‘세계선교회’ 문제로 내홍이 벌어진 교단 내부의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가 여부였다. 지난 2015년 구 백석과 구 대신 통합 당시 대신세계선교회와 백석선교위원회 구성원들의 충돌로 인해 교단 안팎에서 온갖 소송이 난무했다. 현직 부총회장과 서기가 제명 출교까지 당해 사실상 제41회기 임원회의 기능이 정지되다시피 할 정도로 파행을 빚어왔다.
2일 진행된 개회예배에서 제41회기 총회장 이주훈 목사는 총대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혔다. 이 목사는 “죄송하다. 저의 지도력 부재로 총회가 대혼란을 맞게 되었다. 그동안 일어났던 모든 책임은 총회장인 저에게 있다”며 “그렇기에 더욱 사죄를 드린다. 저의 잘못은 재판국에 처리해서 어떤 처벌을 내리시던지 달게 받겠다”고 했다.

이 목사는 거듭 총회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한 회기 동안 저의 불찰로 일어난 일로 총회 어른들의 마음이 많이 상하시고, 총회가 분란 가운데 있어서 저도 참아내기 힘들어 여기까지 오기가 어려웠다”며 “그럼에도 저의 지도력 부재로 발생한 모든 일들은 제가 법적으로 모든 책임을 져서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다시 한 번 용서를 빈다”고 했다.

사과가 끝나자 곧장 임원선거에 돌입했다. 총대들은 ‘총회 임원 및 사무총장 선거 업무규정 제12조 3항’에 의거해 총회 선거 입후보자가 없을 경우 공천위원회에서 증경총회장을 추대한다는 조항에 따라 장종현 목사를 총회장으로 세웠다. 장 목사의 총회장 취임은 이번이 네 번째다.

장 목사는 “부총회장 지명권과 사면권, 징계권, 명칭 등 모든 헌법과 규칙을 초월하는 전권을 위임해달라”고 요구하자 총대들이 수락했다. 구 대신 출신인 총대들의 반발도 있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취임사에서 “총회를 설립하고 증경총회장이지만 담임목사님의 그림자 한번 밟지 않고 명령한 적이 없다. 존중하고 있다. 총회장님께도 마찬가지”라며 “총회장의 주권을 주신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기 때문에 총회장의 권위에 순종한 것이다. 오늘까지 총회의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장 목사는 “이제 총회가 영적으로 우뚝 설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7,300교회가 되어 잎이 무성하다고 하지만 이제는 하나님께 바쳐야 할 열매를 맺어야 한다. 뿌리가 깊이 내리지 못해 흔들리는 이 시점에서 주어진 역할을 잘 감당할 것”이라며 “한 회기를 주의 이름으로 잘 모시고 섬기겠습니다. 총회 방향과 가이드라인을 잘 설정해 가겠다”고 했다.

목사정년 연장’·‘임원 직선제 폐지등 특단조치 발표

총회장 선출 이튿날인 3일 무소불위의 초법적 권한을 위임받은 장 목사는 교단 정상화를 위한 15개 조치를 발표했다. ▲목사정년 75세 연장 ▲7년 간 부총회장 지명 ▲회장단과 사무총장을 제외한 임원의 직선제 영구 폐지 ▲세계선교위원회 총회 산하 조직화 및 독립법인 불가 ▲상비부 1인 1부서, 특별위원회 1인 1부서 준수 ▲증경총회장들로 정책자문단 구성 ▲총회교육원 폐지 ▲42회기 헌법수정 사항 3개월 이내 개정해 즉시 시행 ▲총회 권징 특별조항 신설 ▲총회 사무국의 공문서 불법 유출시 퇴사 조치 ▲지난회기 회계보고 조사처리위원회 구성 ▲임의단체 해산 ▲특별재심원 구성 ▲총회명칭 백석으로 변경 등이다.

이 같은 조치는 곧장 구 대신과 교단 내홍의 당사자였던 ‘백석대신총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목회자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총대들 앞에서 “면직을 당한 상황에서 목회는 계속 해야겠고 어쩔 수 없이 세상 법정으로 갔다. 심려 끼쳐 드린 데 죄송하다”고 사과까지 했던 유만석 목사는 3일 ‘백석대신총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제42회 백석대신 총회’를 19일 자신이 담임목사로 있는 수원명성교회에서 소집한다고 공고했다.

유 목사는 “평창에서 열린 제42회 백석대신 총회는 총대들의 눈과 귀를 막고 파행을 넘어 퇴행의 끝을 보여 주었다”며 “총회 정상화를 요구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의 기대와 통합의 정신을 지키려는 대신목회자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흑역사를 쓰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저히 인정하기 힘든 일인 독재의 퇴행적 위임으로 총대들의 권리를 박탈하고 제41회기 불법과 파행을 주도한 농단세력들은 건재하며, 통합이 아닌 분파주의의 견고한 벽을 한국교회 앞에 드러내고 말았다”며 “이에 비상대책위원회와 구대신의 교회들은 장로교다운 총회와 통합의 위대한 역사를 계승하고자 아래와 같이 장소와 일시를 변경하여 제42회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 총회를 개최하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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