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언급하며 선 넘는 전광훈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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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언급하며 선 넘는 전광훈 교회
  • 신비롬 기자
  • 승인 2021.04.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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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측, 교회 강제 철거는 세월호와 같은 사회적 참사
세월호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이기적,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말
지난해 11월 교인들의 폭적력인 저항으로 무산된 명도집행(출처=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교인들의 저항으로 무산된 명도집행(출처=연합뉴스)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전광훈 씨가 담임하는 사랑제일교회 측 변호사 이모 씨가 ‘사랑제일교회 명도집행은 세월호 사건과 같은 사회적 중대한 참사사건’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물의를 빚고 있다.

명도소송 관련 고등법원 항소심에서 사랑제일교회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 변호사는 27일 ‘서울시장등 성북구구청장 등 종암경찰서장등 집행관 조합장의 2020년 11월 26일 사랑제일교회 3차 명도집행에 대한 형사고소 기자회견’을 열어 ‘사랑제일교회 강제철거는 세월호 사건과 같은 사회적 중대한 참사 사건이며, 이걸 관리·감독해야 할 서울시 성북구청 각 담당과장, 국장들이 직무를 유기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또 종암서장과 경비과장에 대해서 “세월호의 선장”에 비유하는가 하면, 서정협 당시 서울시장 직무대행과 이승로 성북구청장, 종암경찰서장 등 지난 3차 명도집행 관련자들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의 세월호 발언에 많은 이들이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특히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며 ‘유민아빠’로 알려진 김영오 씨는 자신의 SNS에 “세월호 가족들을 어지간히 조롱하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김 씨는 “뉴스를 보고 갑자기 화를 억제하기 힘들어진다”며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세월호와 비교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기자회견이 열린 27일은 유민이의 발인 날이다.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올린 글(출처=김영오 씨 SNS)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올린 글(출처=김영오 씨 SNS)

 

과도한 보상금 요구하며 ‘국가적 재난’ 주장

세월호 참사는 국가적 재난이었다. 배가 뒤집혀 수행 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들과 승객들이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국가와 해양경찰은 손 놓고 지켜보기만 했다. 해경은 사고 발생 약 40분 뒤인 9시 30분경 청와대와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등에 상황을 보고했다. 또 10시 23분 해경과 해군 함선 33척, 항공기 6대를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고했으나 실제 현장엔 구조정 1척과 헬기 2대만 있었다. 구조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뒤늦게 도착한 민간 선박과 어선이 해경보다 더 많은 승객을 구조했을 정도다.

이 사고로 304명의 승객이 유명을 달리했으나 아직까지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지금도 유가족들은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측 변호사가 연 기자회견(출처=유튜브)
기자회견을 열고 무더기 고발을 예고한 사랑제일교회 측 변호사 (출처=유튜브)

이런 국가적 재난을 사랑제일교회 명도집행과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사랑제일교회 명도집행의 발단은 사랑제일교회가 과도한 보상금을 요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사랑제일교회는 재개발 비용으로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제시한 82억원보다 약 7배 많은 570억원 가량의 보상금을 요구했다. 그후 보상금액을 낮춰 157억원을 요구했으나 이 역시 너무 많은 금액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재개발 조합 측은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했고, 법원은 재계발 조합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에 정부는 법에 따라 강제 철거에 돌입했고, 교회는 이를 막기 위해 폭력까지 불사했다. 지난 11월 사랑제일교회 3차 명도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도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화염병을 던지고 인화물질을 뿌리는 등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과 교회 관계자 30여 명이 화상을 입었으며 일부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4월 3일에는 교회 목사, 교인, 유튜버 등 교회 관계자 10명과 명도집행 용역 10명이 검찰 송치되기도 했다.

 

세월호와 비교하다니, 언급할 가치조차 없어

세월호를 기억하며 연대에 앞장서고 있는 ‘하나누리’의 대표 방인성 목사는 사랑제일교회 측의 주장에 “대꾸할 가치도 없는 이야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방 목사는 “세월호 참사는 인간의 탐욕과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 참사이며, 국가가 풀어야 할 문젠데 이걸 개교회 명도 집행의 문제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이기적이며 이성과 상식에 맞지 않는 발언”이라며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4·16연대 역시 “따로 언급할 가치도 없다”며 일축했다.

한편, 지난 19일 진행됐던 네 번째 명도집행도 교인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교인들은 휘발유와 유성페인트 등 위험물질을 준비했고 불을 지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결국 물러섰다. 전광훈 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동네 주인은 사랑제일교회”라며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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