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지상파 3사 방송작가 특별근로감독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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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지상파 3사 방송작가 특별근로감독 실시
  • 김준수 기자
  • 승인 2021.04.2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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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방송 노동 현장 속 '비정상의 정상화'의 출발점 돼야"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고용노동부가 보도·시사교양분야 방송작가를 대상으로 지상파 3사(KBS, MBC, SBS)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다.

주요 방송사인 KBS, MBC, SBS에 동시 근로감독이 시행되는 것은 근로감독제도가 생긴 지 약 70년만에 처음이다.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에 따르면, 4월 23일 3사에 근로감독 시행 예정 공문이 송달되었고, 27일 특별근로감독이 개시될 예정이다. KBS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MBS는 서울서부지청, SBS는 서울남부지청에서 담당한다.

지난 3월 19일에는 MBC로부터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방송작가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정이 나온 바 있다. 방송작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은 첫 번째 사례여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는 26일 발표한 긴급성명에서 "역사적인 근로감독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하고, 고용노동부의 과감한 결단과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 지상파 3사 동시 근로감독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비정규직프리랜서를 남용해왔던 방송사들의 행태를 바로잡고, 방송 노동 현장 속 '비정상의 정상화'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며 "방송작가를 비롯한 '무늬만 프리랜서'로 일해온 모든 방송스태프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이번 근로감독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실시되는 동안 방송작가지부는 방송작가 노동 특수성 의견서 제출 지상파 3사 보도 모니터링 24시간 긴급 제보센터 등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방송작가지부는 "지상파 3사가 각종 근로감독을 방해하는 행위(거짓진술 강요, 단체톡방 기록 삭제요구, 갑자기 출근을 하지 말라고 지시 등)와 불법파견 신고(외주제작사로 고용되어 제작사에서 보수를 받지만 본사 PD, 기자의 지시를 받고 일하는 경우)를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방송작가지부는 "방송사는 근로감독을 방해하거나 거짓으로 덮으려는 행위들을 한다면, 제보로 그 내용이 낱낱이 공개될 것임을 명심하라"며 "이번 근로감독이야말로 방송사가 그동안 자신들에게 덧씌워진 오명을 씻고 새로이 거듭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고용노동부 지상파 3사(KBS, MBC, SBS)
보도/시사교양 방송작가 대상 특별근로감독 착수 결정!

-근로감독제도 도입 이래 최초 방송3사 동시 근로감독 시행에 부쳐​

지난 주말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이하 방송작가유니온)는 복수의 관계자들을 통해 보도/시사교양 분야 방송작가를 대상으로 지상파 3사(KBS, MBC, SBS)에 동시 근로감독이 시행될 예정이라는 내용을 확인했다. 4월 23일 3사에 근로감독 시행 예정 공문이 송달되었고, 5월 3일에 특별근로감독이 개시될 예정이다. KBS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MBC는 서울서부지청, SBS는 서울남부지청에서 각각 근로감독을 실시한다.

대한민국 주요 방송사인 KBS, MBC, SBS 지상파 3사에 동시 근로감독이 시행되는 것은 근로감독제도가 생긴 지 약 70년 만에 처음이다. 그리고 3사 비드라마 제작 현장에 근로감독이 시행되는 것 또한 이번이 처음이다. 방송작가유니온은 이번 역사적인 근로감독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하고, 고용노동부의 과감한 결단과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동안 방송사는 ‘비정규직 백화점’으로, 자신들의 ‘보도하지 않을 권력’을 가지고 줄곧 방송작가를 비롯한 방송사 내부 비정규직 문제에 입을 다물어왔다. 자신들이 방송으로 이야기하는 노동 정의와 전혀 다른 현장에서 고통 받는 비정규 스태프들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방송사는 그동안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방송보다 더 큰 권력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특히 방송작가들은 프리랜서라는 허울로 노동에 대한 제대로 된 대가를 박탈당해왔다. 상근을 강요당하거나, 사내 보도 정보 시스템을 이용하고 정규직 직원의 계정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등 프리랜서에게 떠넘겨져서는 안 되는 다양한 업무들을 수행하는 작가들 또한 많다. 저임금,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서도 혼자 목소리 낼 수 없었던 방송작가들에게 이번 근로감독은 시행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매우 남다르다.

이번 지상파 3사 동시 근로감독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비정규직·프리랜서를 남용해왔던 방송사들의 행태를 바로잡고, 방송 노동 현장 속 ‘비정상의 정상화’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방송작가를 비롯한 ‘무늬만 프리랜서’로 일해온 모든 방송스태프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이번 근로감독을 예의주시할 것이다. 이런 마음을 헤아려 고용노동부는 대대적인 조사와 철저한 감독으로 방송사들의 위법행위 및 방송작가들의 근로 현실을 면밀하게 진단하기를 기대한다. 방송작가유니온은 이번 주 중으로 근로감독에 참고자료가 될 방송작가 노동 특수성에 대한 의견서를 각 지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최근 코로나로 재택근무 비중이 더욱 늘어났다는 점을 특히 감안해야 한다. 재택으로 근무하는 작가들의 경우 단지 방송사로 출근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온종일 상시 지속적으로 단체창 등을 통한 업무지시를 받고 있다. 근로감독 요청 공문이 들어가기 전후로 팀 내 대화창 등을 면밀히 조사해 업무지시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세세히 따져야 한다.

아울러 방송사에게는 근로감독관들의 현장조사와 심문, 자료제출 요구에 성실히 임할 것을 촉구한다. 그동안 방송사들은 방송작가 인력현황, 계약서 작성 현황, 원고료 지급기준 등 국회에서 자료제출을 요구해도 ‘업무상 기밀’이라는 핑계로 제출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방송사들이 자료제출을 거부하며 근로감독 무력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고용노동부가 방송사들의 이러한 태도에 무기력하게 대처한다면 이번 정권도 방송사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방송작가유니온이 만난 어느 고용노동부 인사는 “보도권을 가진 방송사를 근로감독하기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2017년 7월 MBC가 부당노동행위로 특별근로감독을 받았을 때, MBC 뉴스는 ‘정부가 MBC를 장악하려 한다’는 황당한 주장으로 고용노동부를 비판하면서 사측의 대변인으로 전락했던 사례가 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미디어언론감시단체들에 제안하여 지상파 3사의 보도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방송사들이 언론권력을 제멋대로 휘두르며 고용노동부를 겁박하려 한다면 이미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는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방송사는 공정한 언론이 공정한 제작 환경 속에서 시작된다는 진리를 더 이상 간과하지 말라!

방송작가유니온은 오늘부터 근로감독이 최종 종결될 때까지 24시간 긴급 제보센터를 운영한다. 지상파 3사가 각종 근로감독을 방해하는 행위(거짓진술 강요, 단체톡방 기록 삭제요구, 갑자기 출근을 하지 말라고 지시 등)와 불법파견 신고(외주제작사로 고용되어 제작사에서 보수를 받지만, 본사 PD, 기자의 지시를 받고 일하는 경우)를 받을 예정이다. (제보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writersunion, 전화 02-6956-0050, 이메일 writersunion@hanmail.net, 오픈단체채팅방 ‘방송작가 대나무숲’)

방송사는 근로감독을 방해하거나 거짓으로 덮으려는 행위들을 한다면, 제보로 그 내용이 낱낱이 공개될 것임을 명심하라. 이번 근로감독이야말로 방송사가 그동안 자신들에게 덧씌워진 오명을 씻고 새로이 거듭날 절호의 기회다. 이번 기회로 공정 노동이라는 기치 아래 KBS, MBC, SBS가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길 촉구한다, 방송3사와 고용노동부가 말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2021년 4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방송작가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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