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명도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와 관련해 전광훈 씨가 지시한 정황이 없다고 보고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사랑제일교회 신도와 유튜버 등 21명이 검거됐으나 전광훈 씨는 제외된 것이다.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 보상금으로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하면서 철거에 반발해 온 사랑제일교회는 서울북부지법의 집행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신도들의 인해 장벽으로 철거는 매번 무산됐고, 지난해 11월 26일 3차 명도집행 당시에는 새벽1시경부터 약 7시간 동안 끔찍한 폭력사태도 발생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화염병을 던지거나 몸에 인화 물질을 뿌리며 철거반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아섰다. 경찰은 사랑제일교회를 압수수색해 화염방사기와 LPG가스통을 발견하기도 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 4월 3일 수사결과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신도, 유튜버 등 18명과 명도집행 용역 10여명을 전날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앞서 사랑제일교회 신도 3명은 혐의가 무겁다고 판단해 3월께 구속된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교회 측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와 화염병 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화염병처벌법) 위반 혐의가, 용역 측에는 특수폭행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그러나 전광훈 씨는 불기소됐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12일 고발인에 해당하는 평화나무 관계자에게 “지난해 11월 26일 서울북부지방법원 집행관의 정당한 공무집행인 명도집행을 다수 피의자와 공모하여 화염병, 쇠파이프 등 위험한 물건으로 폭행, 협박하여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며, “수사결과 21명 피의자를 검거(3명 구속, 18명 불구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광훈 씨에 대해서는 “당시 피의자(전광훈)가 구속수감 되었던 사실, 접견 녹취록 확인결과 범행 공모 또는 교사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이유를 밝혔다.
평화나무는 지난해 12월 4일 종암경찰서가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들어간 것과 별개로 전광훈과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을 고발한 바 있다.
전광훈은 폭력사태 책임 없다?
종암경찰서가 명시했듯, 정당한 공무집행을 진행하던 집행인력과 교인들 간의 폭력사태에서 전광훈의 책임은 정말 없을까.
사랑제일교회에서 전광훈은 그야말로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다. 신도들은 전 씨가 하나님을 신성 모독하는가 하면 천인공노할 수준의 막말과 아무말 대잔치를 벌여도 그 말에 맹신하는 이들이다. 그런데 그런 전 씨가 줄곧 강조한 것이 순교할 각오로 교회를 지키라는 것이었다. 사랑제일교회는 나라의 공산화를 막는 중차대한 임무를 띠고 있으며, 이 때문에 철거 역시 자신들을 탄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거짓을 주입하면서 말이다.
전 씨는 이런 말도 안 되는 명분을 앞세우면서 앞서 진행된 철거 시도 당시 유튜브를 통해 인해 장막이 되어줄 지지자들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전 씨는 사건 발생 전후로도 자칭 ‘옥중서신’을 전달했다. 사건 발생 직후인 2020년 11월 29일 강연재 변호사를 통해 신도들에게 전달된 전광훈의 옥중 메시지에서는 “문재인 주사파 정부의 온갖 폭정과 우리 교회를 부수고 성도들의 무차별 폭행하는 자들의 만행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맞서 싸우는 것이 단연코 악의 영이고 사탄이며, 이것은 처절한 영적 전쟁이라고 다시 확신한다"며 왜곡과 거짓이 난무한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의 몸이자 군대인 교회는 죽으면 죽을지언정 절대 사탄 앞에 무너지지 않는다”라고 전달했다.
여기 어떤 문장에서 폭력사태를 꾸짖거나 혹은 신도들을 걱정하는 대목이 존재하는가. 오히려 자신들의 교회를 지키기 위해 폭력의 주체가 되는 것마저 사탄과의 싸움인양 되려 격려한 전광훈이다. 이처럼 전 씨는 흔들림 없이 자신들의 교회를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걸도록 주입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신앙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3차 명도집행 당시 전광훈은 구속수감 중이었고 접견 녹취록 확인결과 범행 공모 또는 교사했다는 증거가 없다?
만약 내가 나를 온전히 신뢰하는 이들에게 종암경찰서와 북한이 연결돼 있다는 헛소문을 사실처럼 퍼뜨리면서 종암경찰서와 영적 전쟁을 치르는 마음으로 맞서라고 선동해 그 말을 굳게 믿은 누군가가 종암경찰서에 폭탄을 설치한다면?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종암경찰서가 내게는 자비를 베풀면서 폭탄을 직접 설치한 사람만 검찰에 송치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종암경찰서는 전광훈 씨에게 죄를 묻지 않았다.
전광훈을 추종해 기꺼이 폭력현장에 앞장섰던 신도들의 인생만 가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