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삶 팍팍해져 최근 일본 여행객 줄었을까?
중앙일보가 21일 ‘비행기·호텔값도 싸졌는데…폭발하던 일본 여행 꺾였다’는 보도를 통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은 젊은이들이 가성비 높은 일본 여행마저 포기하고 있다는 논조의 보도를 냈다.
중앙일보는 이날 보도에서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수치를 인용했다. 지난 5월 방일 한국인 여행객은 60만34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했으며 올해(1-5월)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감소하는 등 전년대비 월별 증감율은 3개월 연속 하락 중이라고 짚었다. 또 최근 1년(2018년 6월-2019년 5월)을 전년(2017년 6월-2018년 5월)과 비교해도 4.4%줄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의 보도내용처럼 방일 한국인 여행객 숫자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중앙일보는 기사 앞부분에서 JNTO 한국사무소 관계자와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짚었듯, 엔화 가치 상승과 2017년 사드 여파로 줄었던 중국 수요가 다시 반등한 것을 원인으로 꼽으면서도 “최근 (방일 여행객) 하락세는 엔화 가치 상승 요인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엔화 가치가 상승했으나 저가항공사의 일본 노선 경쟁으로 항공료는 낮아졌고 트립닷컴 등 온라인여행사(OTA)가 동북아 지역에 마케팅을 집중하며 '가성비 좋은 호텔'은 늘었으므로 상쇄요인이 있는데도 전반적으로 줄었다는 것.
중앙일보는 일본 여행 수요는 20-30대가 주도했는데,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경제적 부담으로 여행 갈 엄두를 못 내기 때문으로 논리 구조를 이끌었다.
중앙일보 2019.06.21. 보도 내용 중
JNTO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국내 경제 사정과 엔화 가치 상승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요인으로는 최근 베트남 여행객이 급증하는 등 시선을 동남에 쪽에 빼앗겼다"고 말했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2017년 사드로 중국 쪽 수요가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일본 수요가 크게 늘었다가 중국 쪽이 다시 반등한 셈"이라고 말했다. 2000년 이후 일본 여행을 주도한 여행박사 관계자는 "최근 일본 여행 수요는 20~30대가 주도했다. 이들이 여전히 주요 고객이지만, 최근 줄어든 건 사실"이라며 "이들의 가성비 이상의 저렴한 여행을 선호하는데 경제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하락세는 엔화 가치 상승 요인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저비용항공사의 일본 노선 경쟁으로 항공료는 낮아졌다. 또 트립닷컴 등 온라인여행사(OTA)가 동북아 지역에 마케팅을 집중하며 '가성비 좋은 호텔'은 늘었다. 상쇄 요인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줄어든 셈이다. 전문가는 일본 여행의 성격에 주목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은 외식·패션 등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콘텐트가 많아 학생도 알바비 모아 해외여행 가고 싶은 여행지로 손꼽혔다"며 "그러나 경제적으로 그런 상황이 아니다 보니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리가 소비에 영향을 미치듯 여행도 그렇다"며"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알바몬이 지난 4월 '알바' 1078명을 대상으로 '알바비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설문 조사한 결과 53%가 "해외여행"을 꼽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최근 잡코리아가 대학생 3160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로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 "배낭여행"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7%를 차지했지만, 실제 계획은 "현실은 알바"라고 답한 사람이 8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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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줄고 중국 회복, 베트남 인기
한국여행업협회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한국인의 일본 여행 증감률은 2018년 상반기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여행업협회는 지진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일본 여행 감소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사드영향 등으로 여행객 숫자가 급증했다가 버블이 깨지고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경제와 연결짓는 것은 아주 틀린 말이 아닐 수도 있지만 맞는 말도 아닌 것 같다"고 에둘러 말했다.
경제적 요인이 일부 작용했을 수는 있으나, 일본 한 곳의 관광수요만을 분석해 경제와 연결하는 것도 무리이기 때문이다. 일본 관광 수요가 줄어든 대신 중국 관광 수요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베트남 관광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는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다.
20-30대 전체 출국자 수 줄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알바몬과 잡코리아의 설문을 인용했다. 지난 4월 '알바' 1078명을 대상으로 '알바비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설문 조사한 결과 53%가 "해외여행"을 꼽았고 잡코리아가 대학생 3160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로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 "배낭여행"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7%를 차지했지만, 실제 계획은 "현실은 알바"라고 답한 사람이 80%를 차지했다는 것.
청년들의 삶이 팍팍한 것은 맞다. 2011년 등장한 ‘삼포시대’, 2015년경 등장한 ‘수저계급론’, ‘헬조선’ 등의 신조어가 날로 심각해진 불평등 구조 속에서 청년들의 미래 불안감이 얼마나 극심한지를 대변해준다. 그러나 이는 최근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청년들의 미래 불안감과 경제적 어려움을 최근 일본 여행 수요 감소와 연결짓는 것은 개연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연령별 출국현황을 보면 20대-30대 청년 출국자 수는 2017년 상반기 20대는 208만9232명에서 2018년 상반기 233만6246명으로 증가했고, 30대는 2017년 상반기 240만5578명에서 262만7287명으로 증가했다.
(2017년 상반기 연령별 출국자 현황) (2018년 상반기 연령별 출국자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