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청장 “예수님 사랑 널리 퍼지도록 점용 허가 계속 내줄 것”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가 최근 대법원 판결과 학력 비리 의혹을 비롯한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헌당을 자축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앞으로도 대사회적인 섬김과 헌신을 통해 민족을 치유하는 교회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교계 안팎의 비판에도 제 갈 길을 가겠다는 자신감이 엿보인 헌당감사예배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랑의교회는 1일 6500석 규모의 '안아주심' 본당에서 헌당감사예배를 드렸다. 지난 2013년 11월 30일 입당한 지 6년여 만이다.
사랑의교회 서초성전은 이날 입추의 여지 없이 본당을 포함, 모든 예배실이 헌당을 축하하는 교인들과 외부 손님들로 가득 찼다. 교회 측은 헌당감사예배에 2만여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예배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국내·외 교계와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오정현 목사의 헌신과 사랑의교회의 헌당을 칭찬하기에 바빴다.
특히 조은희 서초구청장(자유한국당)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부적절한 축사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조 구청장은 “오정현 목사와 교인 여러분의 피와 땀, 눈물과 기도로 오늘의 기적을 이뤘다”며 “서초구는 사랑의교회와 함께 6500석의 문화 공간을 가지게 됐다. 구청이 할 일은 영원히 이 성전이 예수님의 사랑을 열방에 널리 퍼지게 하도록 점용 허가를 계속해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도 “사랑의교회 헌당감사예배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서울시가 감당해야 하는 어렵고 힘든 이웃을 돌보는 일에 앞장 서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우리 아들이 사랑의교회 아주 독실한 신자다. 이 멋진 교회 헌당으로 더 많은 사람이 성령의 축복을 받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랑의교회는 참나리길 불법 점용 논란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들의 축사는 정의로운 대법원 판결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박성중 의원은 한 술 더 떠 “저는 지하 점유허가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건축허가를 했던 구청장이었다”며 “사랑의교회가 세계적인 전당으로 거듭남에 따라서 자부심도 갖고 있다. 이번 헌당이 세계를 향한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 정치인들도 축사를 통해 오정현 목사와 사랑의교회를 추어올리는데 바빴다. 바른미래당 오신환·이혜훈 의원,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전 서초구청장) 등이 예배에 참석했고,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반기문 위원장(국가기후환경회의) 등은 영상으로, 교인 중에는 건축위원장 김창록 장로(전 산업은행 총재), 김덕룡 집사(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가 인사말을, 더불어민주당 김진표·정세균·김태년·박경미 의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김기현 전 울산광역시장, 이임수 전 대법관 등은 순서지를 통해 축사를 전했다.
이혜훈 의원은 “옛 성전에서 특새 때만 되면 장사진을 치고 은혜채플 자리도 없어서 상가에서 TV로 예배하던 때가 생각난다”며 “우리 지체가 서로 나뉘어 밖으로 나가 송사하는 등 어려움이 모두 해결되지 않았지만, 하나님이 우리 안에 함께하심으로 해결될 줄 믿는다”고 했다.
황교안 대표는 “새 성전을 통해 위대한 하나님의 역사가 이 땅에 이루어지고, 사랑의교회가 더욱 큰 소명을 이뤄 나가기를 소망한다”며 “늘 뜨거운 기도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축사를 전한 교계 인사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승회 총회장(예장합동), 이건영 이사장(교회갱신협이회), 이성구 대표회장(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권태진 대표회장(한국교회연합), 두상달 회장(국가조찬기도회), 이승율 중앙회장(한국기독실업인회), 변재운 사장(국민일보), 정연철 이사장(기독신문), 한기붕 사장(극동방송), 감경철 회장(CTS), 김관상 회장(C채널) 등이 사랑의교회의 헌당을 축하했다.
또 오정호(대전새로남교회)·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고훈(안산제일교회)·길자연(왕성교회)·김삼환(명성교회)·김상복(할렐루야교회)·박종순(충신교회)·박진석(포항기쁨의교회)·박희천(내수동교회)·소강석(새에덴교회)·손인웅(덕수교회)·양병희(영안교회)·이규현(수영로교회)·이동원(지구촌교회)·장봉생(서대문교회)·정성진(거룩한빛운정교회)·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한규삼(충현교회)·한기채(중앙성결교회)·화종부(남서울교회) 등도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외에도 프랭클린 그레이엄 회장(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 릭 워렌 회장(목적이 이끄는 삶 사역 협회), 다비 찰스 고메즈 의장(세계개혁교회협의회), 조지 버워 창립자(국제오엠선교회), 오야마 레이지 회장(일본 성서그리스도교회), 해리 해리스 대사(주한 미국 대사관), 하임 호셴 대사(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스톡웰 데이 전 대표(캐나다 기민당) 등이 축사를 전했다.
김장환 목사 “사랑의교회가 있어 서울이 축복받는다”
사회를 보기 위해 강단에 올라선 오정현 목사는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오 목사는 “주님이 다 하신 줄로 믿는다”며 “우리는 영가족이다. 영원한 가족, 영적인 가족이다. 주님 앞에 설 때까지 같이 갈 사람인 줄로 믿는다”고 했다.
설교는 국내와 해외를 대표해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와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옥스퍼드대)가 전했다. 김 목사는 자신을 ‘월급 받지 않는 사랑의교회 부목사’로 소개하며 사랑의교회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라고 추어올렸다.
김 목사는 “성전 건축과 봉헌은 방황과 이동의 피곤한 역사를 마무리 짓는 영광스러운 순간”이라며 “사랑의교회가 만민이 기도하는 성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아울러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님께 우리의 시선을 두고 기도할 때 국회, 경제, 교단의 해묵은 갈등과 분란이 사라지고 기도의 응답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프랑스에는 노트르담성전이 있고 영국에는 웨스트민스터성전이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도 국립대성당이 있다. 서울에는 사랑의교회가 있다”며 “사랑의교회가 서울에 있기 때문에 서울이 축복받는 거다. 구청장도 교회가 여기 있기 때문에 복 받는 것”이라고 했다.
일리스터 맥그라스 교수는 “이렇게 아름다운 성전을 헌당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여러분 모두를 축하하고, 16년간 교회를 위해 수고한 오정현 목사에게도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며 “사랑의교회가 이번 헌당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열방 가운데서 국제적으로 제자를 삼는 일에 귀히 쓰임 받게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헌당 감사의 의미로 ‘대북 인도적 지원’과 ‘가정 회복 및 창조환경 다짐’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식도 진행됐다. 오정현 목사는 서호 차관(통일부)과 이재훈 회장(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게 사랑의교회의 나눔과 섬김의 의미가 담긴 선언문을 전달했다.
헌당감사예배의 대단원은 다음세대를 축복하는 시간으로 마무리했다. ‘신앙 계승 은홀 및 성경 증정’이 진행됐다. 주일학교부터 청년부에 이르기까지 각 세대의 대표자가 강단으로 올라오자 오 목사는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500년 된 은홀과 영국 웨일스에서 가져온 400년 된 성경을 전달했다.
오 목사는 “사랑의교회는 헌당 이후에 복음주의 쇠퇴를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며 “복음주의 쇠퇴의 핵심은 성경의 무오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교단의 신학교와 함께, 또 한국교회의 신앙적인 전통을 잘 이어가서 400년 된 성경이 지금까지 역사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역사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예배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헌당을 자축하며 서로 국밥을 나눴다. 또 사랑의교회가 자체적으로 선정한 12경(장소)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헌당 경축 투어 이벤트도 진행했다.
“은홀·웨일즈어 성서, 한국교회와 아무 상관 없다”
헌당감사예배를 강행한 사랑의교회와 축사를 전한 인사들에 대해 SNS 곳곳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강태우 목사(사랑의교회 갱신공동체)는 “화려한 책자 속 당신의 이름을 보고 처음엔 놀랐다. 그리고 당황함과 실망감이 찾아 왔다”며 “당신이 주님보다 돈과 권력이란 세상의 힘을 사랑할거라 미처 생각 못 했다. 당신의 이름과 보낸 축하 메시지 잊지 않고 꼭 기억하겠다”고 했다.
양희송 대표(청어람ARMC)는 “축사를 보낸 이들에게 이 교회가 몇 년째 무엇 때문에 소송에 휩싸여있고, 대법원에서 어떤 판결을 내렸는지, 그들이 축하한다는 교회당이 곧 법적으로 허물어야 할 처지인 것을 알면서 축하를 보내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김디모데 목사(예하운선교회 대표)는 “사랑의교회는 맘모니즘의 결정체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한국교회 욕을 먹이는 바벨탑과 같은 건축물”이라며 “하루속히 논문표절과 학력 비리 그리고 불법도로 점용한 것을 원상 복구하고 오정현 목사는 회개하여 목사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옥성득 교수(UCLA)는 “은홀과 웨일즈어 성서는 한국교회와 아무 상관이 없다”며 “전달해 줄 내용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뭔가를 계승하려고 하는 것, 그것을 사전에서는 사기라 한다. 물건으로 때우려고 하는 것을 성물 숭배”라고 지적했다.
강호숙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는 “부끄러움을 잊어버린 한국교회, 그리고 합동 교단의 민낯을 보는 듯 허탈하다”며 “‘평안하다’고 아무리 떠들어대도 그 결말은 한국교회와 합동 교단에 어마어마한 추락과 몰락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택환 목사(그소망교회)는 “일반교회 목사라면 벌써 몇 번이나 쫓겨났을 텐데, 사랑의교회 당회장 목사직은 과연 대도무문(大盜無門)”이라며 “‘사랑의’ 교회라 교인들이 진짜 사랑이 많은 건지, 거짓 사랑에 눈먼 멍청이들이 많은 건지, 확실한 것은 그곳에 돈이 많다는 것이다. 돈으로 흥한 교회, 돈으로 망하리라”고 했다.
오정현 목사 “민족을 치유하는 교회가 되겠다"...상처받은 성도는 외면?
헌당감사예배를 성공적으로 치른 사랑의교회의 축제 분위기는 이튿날인 2일 주일예배에서도 이어졌다.
설교 제목부터 ‘헌당의 기쁨(느12:27~47)’이었다. 망국의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이스라엘 민족을 위해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성벽을 건축했던 느헤미야의 이야기가 등장했다.
오 목사는 쉰 목소리로 헌당감사예배의 소감을 전하는 것으로 설교를 시작했다. 오 목사는 “성도 한 사람의 기쁨이 목사에게도 감동을 줬다. 헌당의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 교회에서 내 교회가 되는 축복이 있는 줄로 믿는다”며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불미스러운 사건도 없이 모든 건축 과정의 광야대학을 졸업하고 마무리하게 해주신 줄로 믿는다”고 했다.
건축 당시 발생한 부채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오 목사는 “느헤미야도 성벽을 다 짓고 나서 정비하는 시간을 갖고 봉헌식을 가졌다”며 “마치 우리가 입당해서 은행의 융자를 다 처리하고 어제 헌당감사예배를 드린 것 같은 그런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오 목사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마음이 정결하지 못하면 주님이 주시는 기쁨도 유지하지 못한다”며 “세상의 즐거움은 일시적이고 그 끝에는 근심이 있다.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은 충만하다. 이 기쁨을 여러분들은 평생 누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만을 누리는 사랑의교회가 아닌, ‘민족을 치유하는 교회’가 되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런 교회가 될 때 가정과 사회도 치유받을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다음세대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은혜와 나눔의 저수지’, ‘섬김과 영적 사역을 위한 병참기지’가 돼야 한다고 했다.
오 목사는 “저수지는 저수지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황폐한 땅을 옥토로 만든다”며 “병참기지도 그 자체가 존재 목적이 아니다. 병참기지를 통해서 영적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로 세워진 예배당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만나는 통로가 되고, 4차 산명혁명 시대에 적응해 시대적인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그래서 우리 교회는 건축 설계할 때부터 선교적이고, 공공신학의 구현을 목표로 삼았다”고 했다.
이날 예배는 모든 교인이 <크신 일을 이루신 하나님께> 찬양을 부르며 합심기도로 마무리됐다.
교인들은 ▲영가족 공동체가 ‘광야대학의 졸업장’ 삼아 재헌신하기로 다짐해 ▲다음세대를 옥토로 만드는 ‘나눔의 저수지’와 ‘섬김의 병참기지’로 강력하게 비상하고 ▲사랑의교회가 탕평의 기쁨으로 ‘민족을 치유하는 교회’가 되기로 작정할 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돌파하는 ‘거룩한 대사회적 영적 플랫폼’으로 능력있게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4월 오정현 목사의 학위 논란과 관련해 위임결의 무효 확정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오 목사가 건재함을 과시할수록 오 목사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도 더 불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