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합동교단 목사 아니다" 대법원 판결 이후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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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합동교단 목사 아니다" 대법원 판결 이후 반응은?
  • 평화나무
  • 승인 2019.04.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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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 “공격에도 의기소침해지지 말자”
대법원 판결 이후 첫 주일예배…김지찬 교수 설교
오정현,, 4월 29일~5월 4일 남가주사랑의교회서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 인도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교단 소속 목사가 아니라는 법원의 반결이 확정되면서 교계가 술렁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5일 동서울노회와 오 목사가 제기한 위임결의무효확인 등의 재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고 오 목사의 위임결의가 무효라고 최종 판결했다.

1심과 2심만 하더라도 재판부는 오 목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가 “오정현 목사의 위임 과정에서의 성직자 선발 기준은 종교의 자율성에 해당하고, 사법 판단 영역이 아니”라고 판결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4월 오 목사의 위임과정에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했다.

당시 재판부는 “오 목사가 미국 장로교 교단의 목사 자격으로 편목과정에 편입한 것이 아니라 교단의 목사후보생 자격으로 일반편입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목사 자격이 없는 오정현 목사가 사랑의교회 위임목사로 위임하기로 하는 결의는 그 하자가 매우 중대할 뿐만 아니라 정의 관념에 반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에 오 목사가 사랑의교회에서 위임목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사랑의교회의 대응은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사랑의교회는 당회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2003년도 위임결의가 무효라는 판결이 확정됐다. 이는 대단히 아쉽고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대법원의 판결에도 위임목사로서 오 목사의 지위나 교회사역은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랑의교회는 “교회법에 근거해 필요한 모든 결의를 거친 끝에 지난 3월 25일 임시노회에서 오정현 목사를 위임목사로 재결의한 바 있다”며 “따라서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교회사역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단언했다.

성도들에게 변함없는 지지와 신뢰를 당부하기도 했다. 사랑의교회는 “주님의 교회는 세상이 흔들 수 없고, 흔들리지도 않는다. 사랑의교회는 십자가의 복음만이 능력의 원천임을 믿으며 오직 복음의 사명을 위해 같은 말, 같은 마음, 같은 뜻을 가지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높은 비전을 중단 없이 감당해갈 것”이라며 “더욱 교회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마음 모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교계 일각에서는 반성 없는 사랑의교회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26일 성명을 발표하고 오정현 목사와 사랑의교회, 예장합동 총회가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정직한 해명과 합당한 회개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윤실은 사랑의교회와 예장합동이 법원 판결을 두고 종교 자유의 침해나 교단 자율성의 침해라고 반발해온 일에 대해 “전형적인 ‘벌거벗은 임금님’의 형태이자, 기독교 복음을 우습게 만드는 반 선교적인 행태”라고 꼬집었다.

기윤실은 또 “오정현 목사에 대한 논란은 이번 편목과 목사 위임과정 뿐 아니라 석사와 박사 학위논문 표절, 그 이전 고등학교와 대학교 학력 위조 등 많은 부분이 있었다. 논란의 초기에 스스로 정직하게 사실을 밝히고 자신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 회개를 했으면 이렇게까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 목사가 그동안 정직한 해명이나 제대로 된 회개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하나님은 ‘축복’을 주기 위해 ‘씨름’을 거신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당일 날 사랑의교회 측은 <평화나무>의 입장표명 요청에 "(입장표명은) 나중에 하겠다"며 황급히 전화를 끊어버렸다.

대법원 판결 이후 드리는 첫 주일예배도 오 목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예배는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평온한 가운데 진행됐다. 다만 사랑의교회 건너편에 오정현 목사가 예장합동 소속의 목사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낄 뿐이었다.

설교는 오정현 목사가 아닌 김지찬 교수(총신대 신학대학원)가 맡아 1~4부까지 말씀을 전했다. 본문은 창세기 32장 22~32절, 제목은 ‘하나님이 한밤중에 씨름을 거시는 이유’였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오늘날 교회와 그리스도에 대한 세상의 공격이 날로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 의기소침하면 안 됩니다. 하나님이 끝내 우리를 축복해주실 것을 믿고 우리에게 주어진 싸움을 말씀과 기도로 승리해내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을 의식해서였을까. 김 교수는 사랑의교회 교인들에게 눈앞에 닥친 고난에 주저앉지 말고 하나님이 예비하신 축복을 받을 때까지 하나님과의 씨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40여분 동안 쉼 없이 전했다.

김 교수는 “하나님이 얍복강에서 야곱을 공격한 것은 야곱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로 이름을 바꿔주시기 위해 야곱을 공격하신 것”이라며 “우리의 지위와 명예, 학벌과 재물, 자녀들은 우리가 거룩하고 윤리적으로 탁월하기 때문에 주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지금까지 베풀었던 은혜를 근거로 우리의 변화를 요구하며 씨름을 거신다”고 말했다.

우리의 삶에서 궁극적인 씨름의 대상인 하나님과 싸움을 이겨내야 축복도 받을 수 있고, 하나님의 얼굴을 보는 영광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루터는 얍복강 에피소드 안에 하나님과 싸우는 방법과 기술이 있다고 가르친다”며 “(하나님이) 적대적으로 대하고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도 용기를 잃지 말고 계속적으로 기도하고, 찾고, 문을 두드려야 한다. 그러면 끝내 하나님의 얼굴을 보고 승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속이길 잘하는 야곱을 거룩하게 만들기 위해 하나님이 야곱의 삶 가운데 적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야곱의 삶에 과격하게 개입했다”며 “진정한 축복은 낯선 적의 모습으로 공격해오는 하나님과 밤새 씨름하고 환도뼈가 위골된 후에 비로소 하나님의 품 안에 안길 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시려고 한밤중에 하나님이 야곱의 삶에 씨름을 거신 것”이라고 말했다.

고난과 시련 가운데 낙망하지 말고 하나님과 씨름해야 한다고 재차 권면했다. 김 교수는 “비록 (다리를) 절더라도 하나님의 얼굴을 볼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이 아닌가”라며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됨은 하나님과 겨뤘고, 하나님의 손맛을 보았고, 환도뼈가 위골되면서까지 축복을 요구했고, 축복을 받은 후에 하나님의 얼굴을 본데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적대자처럼 공격해오는 하나님의 모습이 실제로는 우리를 구원하시고 우리를 변화시키시며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는데 목적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며 “하나님과 밤새 씨름을 벌이다 환도뼈가 위골되는 부상을 당한다고 해도 끝내 하나님과 더불어 겨루어 이긴 자라는 이름을 부여받고 하나님의 얼굴을 보게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한다”고 말했다.

이날 예배의 마지막은 <살아계신 주> 찬양이었다. 모든 교인들이 자리에서 일어난 가운데 “선한 싸움 다 마친 후에 우리 주님 뵈오리다. 살아계신 주 나의 참된 소망 두려움이 사라지네. 사랑의 주 내 갈 길 인도하니 내 모든 삶의 기쁨 늘 충만하네”라는 가사의 찬양을 힘차게 부르며 예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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