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멘토'는 바로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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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멘토'는 바로 이 사람
  • 권지연 기자
  • 승인 2020.08.24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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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3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서울,경기 목회자 비상 구국기도회 발언대에 함께 선 전광훈 씨와 김승규 전 국가정보원장.   (출처 : 너만몰라TV)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에 코로나19 방역 비협조로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전광훈 씨(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의 주변에는 유난히 신비주의에 빠져 있거나 돈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덕이 안 되거나 물의를 일으킨 이력을 남긴 인물들이 많다. 

이들 중 손에 꼽히는 인물이 있다면 전광훈 씨가 자신의 멘토로 수차례 언급한 김승규 전 국가정보원장이다. 그는 전 씨가 자신의 멘토로 언급한 3인(김승규 전 국정원장, 재향군인회 회장을 지낸 고 박세직 장로, CCC 창립자인 고 김준곤 목사) 중 유일하게 현재 살아 있는 인물이다. 

김 전 원장은 1970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노무현 정부 시절엔 법무부 장관에 올랐고 국가정보원장까지 지냈다. 경기도 분당 소재 할렐루야교회 장로이자, 사법 농단의 정점으로 지목됐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 장로는 전라도 광양 출신이다. 그러나 극우 개신교 목사와 정치인들의 연결고리이자 정점으로 거론되곤 했다. 전광훈 씨와 매우 가까운 사이인 것은 물론 그가 초대 대표를 지내고, 현재 상임고문으로 활동 중인 법무법인 로고스는 각종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대형교회 송사를 도맡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장로는 국가 고위직을 역임한 영향력을 가지고 동성애·이슬람·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에 앞장서 왔다. 김 장로는 수년 전부터 공식적인 자리에서 동성애와 이슬람 등으로부터 한국교회를 지켜낼 기독교 싱크 탱크 설립과 안티 기독교 대응 조직 운영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또 국회나 정부의 입법 과정에서 기독교를 억압 또는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를 감시하고 연구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기독 법조인의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대형교회 지킴이를 자처해 온 한국교회언론회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김 장로를 한국기독실업인회(CBMC)도 지원한다고 밝혀왔고, 개신교계 내 대형교회 목사 중 “김승규 장로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사람은 적지 않다. 이중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의 차기 총회장이 될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목사도 포함돼 있다. 2018년 6월 3일 크리스천투데이에 게재된 소강석 목사의 칼럼 ‘당신은 모르실거야’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10여 년 전 교회가 한참 부흥하고 있을 때 김영진, 전용태, 김승규 장로님을 통해 반이슬람, 반동성애 등 한국교회 목회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목회의식이 180도로 전환 되었어요” 

이처럼 보수 개신교와 대형교회 목사들에게 영향력을 미쳐 온 김승규 전 국정원장에 대해 전광훈 씨는 이렇게 소개한다. 

“그분은 3대 장로님 아들이고, 여순반란 사건 때 인민군이 아버지를 처형하려고 앞문으로 들어왔는데 아버지가 뒷문으로 도망가서 경상도 김해까지 도망갔어요. 그다음 날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찾아갔어요. 아버지가 맨발로 산을 넘어 도망갔잖아요. 누워서 발에 박힌 가시를 빼고 있더라는 거죠. 그 한 사건으로 김승규는 극우가 됐어요.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이 김승규를 오해했다는 거예요. 전라도니까 무조건 좌파인 줄 알고. 법무부 장관에 이어 국정원장으로 임명했다는 거예요. 세상에...”  2019년 9월 9일 한 유튜브 영상에서 한 전광훈 씨 발언. 

전광훈-김승규의 동행 흔적은?

그렇다면 전광훈과 김승규 전 국정원장은 어떻게 함께 활동해 왔을까. 

전광훈 씨는 지난해부터 기독자유당(기독자유통일당의 전신) 비례대표 2번 또는 1번으로 김승규 전 국정원장을 내정했다고 발언해 왔다. 지난해 5월 설교에서 이 같은 발언을 처음 했을 당시 김 전 국정원장은 평화나무 취재진의 질의에 금시초문이라는 듯 반응했다. 그러나 결국 김 장로는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2번으로 출마했다. 이뿐 아니라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와 함께 기독자유통일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뛰기까지 했다. 

전 씨와 김 전 국정원장이 동역한 행보는 훨씬 전부터 감지되어 왔다. 

전 씨는 2014년 한국교회의 빚 탕감과 목회자 처우 개선을 위한 것이라며, 주식회사 선교은행을 설립했다. 자본금은 200만원에 불과했지만, 이를 통해 건축헌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의 은행 빚을 해결, 교회설립 시 10억원을 지원하고 은퇴 목회자들에게 매월 100만원씩 노령연금도 지급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이때 선교은행의 투명성을 위해 재정 관리를 김 장로가 설립한 법무법인 로고스에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일보 전면광고로 실린 '김승규의 나라사랑 애국학교' (출처:국민일보)

2018년 1월 8일부터 10일까지 ‘김승규의 나라사랑 애국학교’가 경기도 광주 실촌수양관에서 열렸는데 이 역시 전광훈 씨가 운영하는 청교도영성훈련원이 동역했다.

아이굿뉴스는 2018년 1월 10일 기사에서"법무부장관과 국정원장을 역임한 김승규 장로가 청교도영성훈련원(원장:전광훈 목사)과 손을 맞잡고 ‘김승규의 나라사랑 애국학교’의 문을 열었다"며 "‘대한민국은 어디서 왔으며,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지난 8~10일 경기도 광주 실촌수양관에서 개최된 나라사랑 애국학교에는 1600여명이 접수처에 등록해 국가와 한국교회를 살리기 위한 전문가들의 강연을 청취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김승규의 나라사랑 애국학교’에 강사로 나선 인물들을 살펴보면, 울산대 이정훈 교수, 사랑제일교회 장로이자 기독자유통일당 대표 전광훈 씨의 법률대리인인 고영일 변호사(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 전광훈 씨의 최측근인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이춘근 박사 등이 함께했다. 

당시 김승규 전 국정원장은 대한민국을 잘 살게 만든 것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인데, 현 정부가 이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나라사랑 애국학교’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교도영성훈련원 등과 함께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위한 1000만명 서명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시 전광훈 씨는 ‘김승규의 나라사랑 애국학교’를 17개 광역시도를 순회하면서 과정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했다. 지난해부터 전 씨 주도로 진행 중인 ‘문재인 대통령 하야 1000만명 서명운동’이나 253개 지역연합회 조직 등이 ‘김승규의 나라사랑 애국학교’의 연장 선상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2018년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위한 1000만명 서명운동' 대표자는 김승규 장로였다. 당시 서명지를 보낼 곳은 사랑제일교회로 확인된 바 있다. 
전광훈 씨와 김승규 전 국정원은은 2019년 이승만대학 설립을 추진하겠다며 손을 맞잡았다. (출처:블로그)

또 전 씨가 지난해 6월 8일 시국선언을 발표하면서 100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는데, 이 서명지는 애초에 김승규 전 국정원장을 대표로 명시한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4월경 청교도영성훈련원에서 목회자와 사모들을 대상으로 열린 집회에서도 전 씨는 1000만인 서명운동을 이어갔는데, 당시만 해도 이 서명지 대표자는 김승규 장로로 명시되어 있었다. 

전광훈 씨는 2019년 3월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승만대학 설립 발기인대회를 열었는데, 당시에도 김 전 국정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승만대학 설립 발기인대회에서 밝힌 대회장은 다름 아닌 김승규 전 국정원장이었고 추진위원장은 전광훈 씨였다. 또 최광, 김무성, 김문수 송영선 등의 정치계 인물들과 이용규, 지덕, 길자연, 이광선, 엄신형 전 한기총 대표회장들과 전광훈 씨의 절친으로 알려진 장경동 목사 등 교계 인사들이 발기인에 이름을 올렸다. 

 

김승규, 전광훈과 닮은 꼴 발언

전광훈은 대통령 하야 이유로 1)한미동맹 파기 2)소득주도성장 경제파괴 3)안보해체 4)원전페기 5)4대강 보 해체, 6)국제외교 왕따 등 7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언론들이 수차례 팩트체크한 가짜뉴스를 ‘대한민국은 반드시 망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해 온 것. 지난 정권 부정부패와 실책의 책임자들의 이름을 걸면서 말이다. 

김 전 국정원장이 그간 교회에서 해 온 간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전 국정원장은 지난해 9월 22일 광주 안디옥교회에서 ‘한국교회의 시급한 당면 과제’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자신들의 싸움이 사탄과의 싸움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천사에게도 계급이 있듯이 사탄에게도 계급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정권 배후에는 사탄, 장관 뒤는 권세, 이 어둠의 세상을 주관자들인 악의 영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성령 충만으로 악의 세력과 싸워 승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체제전쟁 중에 있다고 했다. 

그는 간증 시간 내내 우리나라는 독립하자마자 자유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를 가치로 헌법에 올려 잘살게 되었고, 이승만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체결함으로써 부흥하고 잘 살 수 있게 됐으나 현재는 위협받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우리나라 좌파 핵심 세력 중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레닌주의다. 레닌주의는 폭력을 써 혁명을 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조국 같은 사람이다. 소련이 1917년에 혁명을 해서 많은 사람을 죽였다. 공식적으로 1800만명을 학살했다. 귀족, 농주, 군 장성, 종교지도자 할 것 없이 다 죽였다. 1991년에 소련이 망했다. (소련이) 왜 망했느냐, (한국이) 1988년에 올림픽을 했죠? 그때 동구공산권이 다 왔어요. 러시아도 왔어요. (그런데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한국이 엄청난 나라가 되어있는 거예요. 올림픽도 너무 잘하는 거죠. 마침 자기들이(공산권 국가들이) 회의를 많이 하고 있었어요. 공산주의 체제가 안 좋다고 생각했는데 반 동강 난 나라가 너무 잘살고 있는 것을 본 거예요. 그 이듬해에 동구권이 다 무너졌어요. 3년 후에 소련이 다 붕괴 됐어요. 우리나라 보고. 사회주의 공산주의 해봐야 소용없다. 망했어 망해. (그런데 역으로) 우리나라의 인사들이 우리도 소련식으로 폭력혁명을 하자. 그렇게 생각한다니까요. 어떠세요?여러분?우리나라 좌파 핵심 코어 중에 김일성주의가 있어요. 김일성을 중심으로 미 제국주의 몰아내고 남북을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김일성주다. 김일성주의 사상을 끊임없이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주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좌파 핵심 세력 중 하나로 ‘네오막시즘’을 꼽았다. 가정과 도덕, 기독교를 파괴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회적인 방법으로 공산화 화려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원장은 그것이 동성애라고 했다. 이밖에 젠더이데올로기, 급진적 페미니즘, 이슬람, 4대강 보 해체, 원전폐기 등을 문제로 꼽았다. 그의 다른 강연과 간증에서도 이런 주장은 계속됐다. 전 씨를 움직여 온 사람이 김 전 국정원장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두 사람이 같은 주장을 펼치며 끈끈한 연대를 이어왔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다. 

 

"전광훈 설교 듣고 깜짝 놀랐다"는 김승규 신앙은?

김승규 전 국정원장은 신앙인이다. 할렐루야 교회 장로이자, 조부때부터 개신교 신앙을 이어왔다고 했다. 그런데 김 전 국정원장이 건강한 신앙인인지에는 물음표가 찍힌다. 

김승규 전 국정원장은 간증에서 수차례 전라도 출신이라는 지역적 한계 때문에 승진이 어려웠다고 발언해 왔다. 어떤 간증에서는 동기 중에서 서열이 떨어져 살 맛도 안 났다고 했다. 그런데 하나님께 기도해 서울지검으로 발령이 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알고 보니 대학 동기인 황 모 장관이 윗선에 호통을 쳐서 자신이 서울로 발령이 났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 전 국정원장은 이것을 하나님의 역사라고 믿고 간증했다. 그러면서 “이후로 하나님께 인사 부탁만 하면 들어주실 것이란 희망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타인의 신앙에 대해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김 전 국정원장이 전형적인 기복신앙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지점이다. 

그는 2016년 8월 25일 한 강연에서는 “배고픈 자, 병든 자, 감옥에 갇힌 자를 그리스도께서 자신과 동일시 한다는 말씀을 믿고 기독교교도소를 만들었다”면서도 이슬람 포비아를 조장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동성애는 죄'라고 규정하면서 목사들에게는 한 없이 관대했다. 

김 전 국정원장은 은사주의와 신비주의에 빠진 경향도 없지 않아 보인다. 

그는 지난해 3월 13일 전광훈 씨가 주관하는 한 예배에서 간증하면서 “(전광훈 목사의 설교를) 휴가를 가서 딱 일주일 동안 밤낮으로 들었는데 깜짝 놀랐다. 성령에 대해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말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가 집중해서 다 들었다”면서 "윤석전 목사님(연세중앙교회), 변승우 목사님(사랑하는교회) 등 성령세례 받았다는 사람은 다 들어봤다. 와, 이게 정말 성령 세례받지 않으면 하나님을 제대로 섬길 수가 없고 하나님의 사역을 할 수가 없구나. 그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했다. 또 “방언이 곧 성령세례 받은 표더라”라고 주장했다. 
                                     
김승규 전 국정원장의 입에서 한국개신교 내 주요교단에서 이단성 시비가 있는 인물들의 이름이 줄줄이 거론된 것이다. 

김 국정원장은 2018년 12월 변승우 씨가 시무하는 사랑하는 교회의 입당예배 및 임직식에 전광훈 씨를 비롯해 한기총 증경총회장(길자연, 지덕, 이용구) 들과 함께 찾아 한껏 축하하기도 했다. 이단 옹호를 넘어 직통 계시를 주장하며 이단성을 지적받는 인물들과 친분을 과시하는 김 전 국정원장의 신앙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물론 현재 사랑제일교회의 방역 비협조를 김 전 원장이 지시했다고 볼만한 근거는 전혀 없다. 도리어 전 국정원장과 법무부장관까지 지낸 사람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위험천만한 지시를 했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광훈 씨와 함께 행보를 이어가면서 그 세를 불려준 책임론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국장원장에게 전광훈 씨의 세를 불려준 책임론에 대해 인정하는지 묻고자 연락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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