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경찰 출신' 장로 필요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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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경찰 출신' 장로 필요한 이유는?
  • 김준수 기자
  • 승인 2020.08.1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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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교역자, 장로 등 각 부서 명단이 수록된 ‘명성교회 교회생활’. (사진=평화나무)
명성교회 교역자, 장로 등 각 부서 명단이 수록된 ‘명성교회 교회생활’.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올해는 명성교회 설립 40주년이다. 명성교회는 지난 2015년 ‘15기 안수집사ㆍ12기 권사 임직식’ 이후 모처럼만에 교회의 대표 일꾼인 장로를 뽑는 공동의회를 지난 6월 28일 진행했다. 그 결과 명성교회는 31명의 후보 중 29명의 교인을 피택 장로로 확정했다.

하지만 경찰 출신의 교인을 장로로 만들기 위해 교회가 피택 장로 명단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의혹이 일부 교인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이들은 투명한 항존직 선거 진행을 요구하며 장로 선정 기준이나 득표수를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답게 명성교회의 장로, 안수집사, 권사 임직식 규모는 남다르다. 1984년 5월 13일 장로 3명, 안수집사 9명, 권사 2명을 임명한 것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에 치러진 ‘15기 안수집사ㆍ12기 권사 임직식’ 때는 안수집사 673명, 권사 1,690명, 명예권사 154명이 임명을 받았다.

1984년 5월 13일
장로(1기) 3명, 안수집사(1기) 9명, 권사(1기) 2명

1987년 7월 5일
안수집사(2기) 25명, 권사(2기) 7명

1989년 7월 6일
안수집사(3기) 29명, 권사(3기) 9명

1990년 10월 21일
장로(2기) 2명, 안수집사(4기) 49명, 권사(4기) 7명

1991년 12월 7일
장로(3기) 3명, 안수집사(5기) 61명, 권사(5기) 20명

1992년 11월 28일
안수집사(6기) 121명, 권사(6기) 15명

1994년 7월 10일
장로(4기) 4명, 안수집사(7기) 131명

1995년 4월 1일
장로(5기) 8명, 안수집사(8기) 87명

1996년 6월 2일
권사(7기) 47명

1997년 5월 31일
장로(6기) 5명, 안수집사(9기) 205명

1999년 7월 3일
장로(7기) 15명, 안수집사(10기) 250명, 권사(8기) 88명

2002년 2월 23일
장로(8기) 20명, 안수집사(11기) 450명

2004년 9월 18일
안수집사(12기) 497명, 권사(9기) 663명, 명예권사 12명

2007년 7월 15일
장로(9기) 18명, 안수집사(13기) 255명, 권사(10기) 349명

2012년 2월 12일
안수집사(14기) 575명, 권사(11기) 896명

2014년 1월 19일
장로(10기) 31명

2015년 9월 19일
안수집사(15기) 673명, 권사(12기) 1,690명, 명예권사 154명

명성교회는 지난 6월 21일 주보를 통해 ‘장로 피택과 목회행정 추인을 위한 공동의회’를 6월 28일 개최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앞서 명성교회는 지난 2월 23일 ‘긴급대응조치 당회 위임과 목회행정 추인을 위한 공동의회’를 3월 1일 개최한다고 교인들에게 알렸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공동의회를 연기했다. 이후 3개월여가 지난 시점인 지난 6월 21일 장로 피택을 위한 공동의회 개최 소식이 교인들에게 전해졌다.

교인들은 장로 후보로 어떤 교인이 선정된 지도 모른 채 장로 피택을 위한 공동의회를 맞이하게 됐다. 각 후보자의 소견, 교회 활동 내역 등이 담긴 공보물을 교회 홈페이지에 게시해 후보자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최근 추세와도 차이가 있다. 후보 선정부터 선거, 결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명성교회 항존직 선거가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6월 28일 공동의회를 개최한 명성교회는 7월 5일자 주보에 “지난 주 공동의회에서 선출된 31명의 피택 장로 중 29명이 확정되었다”고 공지했다. 피택 장로 명단은 현재까지도 주보나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공동의회 결과를 알린 지난달 5일자 명성교회 주보. (사진=명성교회 주보 갈무리)
공동의회 결과를 알린 지난달 5일자 명성교회 주보. (사진=명성교회 주보 갈무리)

 

“공동의회 통과한 피택 장로 명단, 왜 공개하지 않나?”

명성교회 일부 교인들은 장로 선정 기준부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이번에 피택된 장로 중에는 총회 헌법상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아 장로가 되면 몇 달 뒤에 은퇴를 해야 하는 교인들도 있다고 했다. 또 경찰 출신의 교인을 장로로 세우기 위한 ‘깜깜이 선거’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장로 선거에서 피택 장로가 된 경찰 출신의 교인은 경찰 요직을 두루 거치고 청와대 행정관, 경찰대학장, 경찰위원회 상임위원까지 역임한 인사다.

평화나무에 제보한 한 명성교회 교인은 경찰 출신의 피택 장로에 대해 “2015년도에 안수집사가 됐는데 제 주위에 수십 명한테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어떻게 안수집사가 됐는지도 모를 정도”라며 “교회에서 수십 년간 부서에서 헌신한 이런 분들은 장로를 잘 시키지 않는다. 이번 공동의회 투표에서 2명이 떨어졌는데 어떤 이유로 떨어졌는지 (교회에서) 이야기를 안 하니깐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한 달이 지났는데도 29명이 누군지 발표를 안 하고 있다. 일반 성도들은 누가 됐는지도 모른다”며 “다른 교회는 장로를 뽑는 기준이 이렇다 공개를 하고 몇 표를 얻었고, 투표 현황을 공개하는데 우리 교회는 그런 건 고사하고 이름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명성교회 관계자는 경찰이라는 직업의 특수성과 지방 근무로 인해 교회 봉사가 쉽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또 피택 장로 후보 선정, 선출 과정에 이르기까지 잡음이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절차를 지켰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교회는 어떤 작은 허점 하나도 현 상황에서 크게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철저하게 당회의 전체 의결을 거쳐서 공동의회에서 한 분, 한 분 일일이 다 소개를 했다”며 “본인만 소개한 것이 아니라 부부가 앞에 나와서 소개를 하고 공식적인 투표를 했다. 투표 절차도 그냥 한 것이 아니라 개표도 기계를 가지고 빈틈없이 했다”고 했다.

이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자기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한 두 분이 말씀하시는 분이 있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모든 과정을 전 교인들이 지켜봤고 앞에 한 분, 한 분 세워서 일일이 소개를 했다. 그런 걸 가지고 말을 한다면 옳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경찰 출신으로 이번에 피택 장로가 된 교인은 2010년부터 대전 소재의 모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활동했다. 해당 대학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현재까지도 재직 중인 것으로 나온다. 평화나무는 교인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2015년 이후 발행된 <명성교회 교회생활>과 2019-2020년 명성교회 부서 명단을 살펴본 결과, 이 교인이 경찰선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보자들의 따르면, 경찰선교회에는 경찰청장, 강동ㆍ강남경찰서장 등을 지낸 경찰 고위직 출신의 교인들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름도 위원명단에 올라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화나무는 경찰 출신의 피택 장로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현재까지 답변은 듣지 못했다.  

이 제보자는 “난데없이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 피택 장로가 됐다고 하면 누구든지 납득이 어렵지 않겠나. 교인들을 무시해도 이렇게 무시하는 법이 없다. 이전에도 경찰 출신을 장로로 세우는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며 “적어도 피택 장로 정도면 교회 생활을 수십 년간 했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다. 내가 모르더라도 지인들은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로 선출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명성교회 관계자는 "1부 예배드리는 사람은 4부 예배드리는 사람을 모르지 않겠나? 저도 (출석한지) 35년 됐는데도 저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며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안 좋은 눈으로 바라보면 한도 끝도 없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미) 경찰 출신 공직자가 우리 교회에 많다. 엄청 많다. 경찰청장을 지낸 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0년 명성교회 장로 선거 투표 용지. (사진=명성교회 교인 제공)
2020년 명성교회 장로 선거 투표 용지. (사진=명성교회 교인 제공)

 

명성교회 항존직 선거는 ‘깜깜이 선거’?

명성교회의 항존직 선거는 소속 교단인 예장통합의 다른 교회와 비교해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교인들에게 제한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영락교회(담임 김운성 목사)의 경우 장로, 안수집사 등 항존직 선거를 진행할 때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교회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후보 기준, 선거 절차와 결과 등을 안내하고 있다.

안수집사 20명, 장로 20명을 선출하기 위해 진행된 2020년 항존직 선거도 관련 내용을 2019년 10월 29일 공지했다. 당시 선거 안내를 살펴보면 ▲투표권자 ▲후보추천 절차 ▲후보추천 구비서류 ▲후보추천서 접수와 선거일정 ▲선거기간 ▲본 투표절차 ▲투표장소 ▲후보의 선정 ▲장로의 자격 ▲장로의 선택 ▲안수집사의 자격 ▲안수집사의 선택 등 각 항목별로 자세히 명시됐다.

항존직 자격 요건도 선거 공지 5개월여 전인 2019년 5월 11일 게시했다. 장로의 경우 ‘무흠 세례교인(입교인)으로 7년을 경과하고 서리집사나 안수집사, 권사 중 임명 후 5년 이상 경과한 자 중 40세 이상인 자’, 안수집사는 ‘무흠 세례교인(입교인)으로 5년을 경과하고 서리집사 임명 후 5년 이상 경과한 자 중 35세 이상인 자’이어야 한다. 또 배우자 및 자녀가 영락교회 등록교인으로 세례ㆍ입교 및 유아세례를 받아야 한다.

이외에도 ▲예배 ▲교육 ▲선교 ▲봉사 부문에서 주일예배 및 기타 공적예배 2/3 이상 출석, 제자양육훈련 2단계 5개 핵심과정 중 1과정 또는 3단계 소그룹리더훈련 수료 제직부서 봉사경력 2년 이상(장로의 경우 5년 이상) 등 일정 이상의 자격요건을 갖춰야 후보 추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해당 자격요건의 경우 2021년부터 시행하고 2020년은 유예기간으로 두었다.

선거도 1ㆍ2차로 나뉘어 진행됐다. 1차 투표는 당회에서 공천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2차 투표는 미 선출 인원수의 1.2배수다. 영락교회는 공보자료를 통해 장로, 안수집사 후보자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했다. 공보자료에는 사진, 임직년수, 교회부서 봉사경력, 사회경력 등을 명시했다. 최종 선거 결과 8명의 피택 장로와 안수집사가 선출됐다.

 

"명성교회, 원로의 뜻에 의해서 움직인다"

명성교회에 수십 년 동안 출석하면서 시무장로로 활동한 한 교인은 이번 장로 선거가 과거와 비교해 유독 ‘깜깜이 선거’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이 교인은 사실상 90년대 후반부터 김삼환 원로목사의 의중대로 장로 후보를 정해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교인은 “이번에는 당회원 한 사람당 10명씩 추천하라고 들었다. 누가 누구를 추천했는지 얼마나 추천을 받았는지 알 수가 없다. 34명을 (후보로) 올려 당회에서 결의를 했다는데, 공동의회에서는 후보가 31명이었다. 3명을 빼고 31명만 (선거를) 했다”며 “당회에서 34명을 결의했는데 공동의회에 31명이 갔다면 당회를 다시 해야 되지 않나. 그런 절차가 제대로 안 지켜졌으니깐 무슨 이야기할 게 없다. 옛날에는 그래도 이렇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요새는 당회원들도 모르는 사람이 반이 넘는다. 당회원들도 피택되는 장로들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반 이상”이라며 “나도 이번에 명단을 보니깐 아는 사람이 3분의 1정도 밖에 안 된다”고 했다.

이 교인은 임직식 헌금도 따로 관리된다고 주장했다. 평화나무에 제보한 교인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명성교회 임직식 헌금 작정 규모는 최근 기준으로 장로의 경우 5,000만원 이상, 안수집사는 300만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그는 “명성교회는 (임직식 헌금을) 별도로 정리한다. 별도로 해놓으면 몇 년 지나서 사람 바뀌고 그러면 행방을 알 수가 없지 않나. 교회 재정에는 안 올라가는 거다. 바람직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인은 “명성교회는 원로의 뜻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 우리가 장로 될 때에는 그렇지는 않았다. 지금보다는 덜 했다”며 “그때는 참 은혜롭게 다 했는데, 지금도 우리 같은 사람이나 걱정하지 다른 사람들이야 걱정하지 않지 않겠나”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명성교회 관계자는 이 교인의 주장에 대해 명성교회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명성교회에는 국세청장을 하신 분들도 있고 감사원장을 하신 분도 있다. 그리고 국세청장 하신 분 중에서도 우리나라 청백리 공무원으로 아주 이름난 분도 있다. 공직생활을 많이 한 분들도 여러 분 계신데, 옳지 못한 일들이 이뤄진다면 그 사람들이 가만있을 것 같나? 천만의 말씀”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이 어떤 세상인지 아시지 않나. 그렇게 말을 만드는 건 절대 옳지 않다”며 “헌금이라든가 예산에 대한 관리위원들이 우리 교회는 한두 명이 하는 게 아니고 40여명이 넘는다. 공인회계사도 같이 앉아서 하고 있다. (제보자의 주장은) 옳지 않는 이야기다. 그렇지 않다”고 했다.

임직식 헌금을 위한 계좌 안내. (사진=명성교회 교인 제공)
임직식 헌금을 위한 계좌 안내. (사진=명성교회 교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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