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불이 탈원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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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산불이 탈원전 탓?
  • 권지연 기자
  • 승인 2019.04.0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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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강원도 고성 산불의 원인이 탈원전 때문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무리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탓에 한국전력공사가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제대로 된 안전 시스템을 갖출 수 없었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더해 지자체들도 복지예산을 투입하느라 안전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했다는 내용이 최근 SNS와 인터넷 상에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한전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 중에서도 신의 직장으로 불린다. 이러한 한전의 지난해 적자액은 11744억원를 기록했다. 올해는 2400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는 우울한 보도가 연초부터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한전 적자가 심각한 상황은 탈원전 때문일까

 

한전 관리부실 문제 제기....'탈원전' 탓?  

강원 산불의 발화 원인으로 한국전력이 관리하는 전신주 개폐기에 연결된 전선에서 불꽃이 튀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5일 고성·속초 산불의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을 벌인 결과, 산불의 최초 발화 지점으로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주유소 맞은편 전신주의 개폐기 주변에서 불이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의 정밀조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당장 한전의 관리부실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다.

개폐기는 가정집의 누전차단기(일명 두꺼비집)처럼 전기사고가 발생했을 때 전력을 차단하는 스위치로 한전이 관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상적인 상태의 개폐기라면 이물질에 의해 스파크가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한전의 관리부실 책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화재 원인이 전신주 개폐기에서 불꽃이 튀었을 것이란 잠정 확인이 사실로 결론 날 경우, 한전은 관리부실 책임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한전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한 투자를 진행하느라, 낡은 변압기를 교체할 수 없어 대형화재를 자초했다는 것이 유튜브와 SNS상에서 돌고 있는 보수논객들의 주장이다. 서울경제도 5[강원산불]돈 쓸곳엔 안쓰고...'안전예산 뒷전'이 화 불렀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강원지역 산불의 원인을 탈원전 때문으로 몰아갔다.

탈원전4 서울경제.jpg

 

한전 적자 원인은 원자재 가격 상승’, ‘부실 관리지적

그러나 한전의 영업적자 원인을 두고는 지난해 국감에서도 여야 공방이 치열한 사안이었다. 자유한국당은 한전 적자의 원인이 탈원전 때문이라며 정부와 여당을 맹렬히 몰아붙였다. 윤항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전력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부터 20188월까지의 월별 연료원별 전력거래금액을 분석한 결과, 탈원전 정책에 따라 원전의 발전 비중이 감소하면서 석탄발전과 LNG발전의 전력거래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전의 적자를 탈원전 때문으로 몰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전의 영업이익 적자의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란 것은 한전측이 이미 수차례 해명한 사실이다. 한전은 지난 225일 한전의 적자 원인이 원전 정비 일수를 늘린 탈원전 영향이라는 국내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자료를 발표했다.

한전은 원전이용률 하락이 실적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이는 격납건물 철판부식, 콘크리트 공극 발견 등 안전점검이 필요했던 원전에 대해,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보정 조치 등에 따른 것이며,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또 계획예방정비를 순차적으로 마무리 해 2018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원전이용률은 상승했으며, 이는 향후 한전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적자 원인 1) 원자재 가격 상승 원인

우선 전력구입비에 직접 영향을 주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 지난해 전력구입비 증가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전력생산원가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유연탄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전년대비 30%가량 가격이 올랐다. 한전 관계자 역시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에도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한다"고 밝혔다.

최근 입장자료를 통해서도 2018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의 적자전환은 국제 연료가격의 급등이 주된 원인이며, 이로 인해 연료비가 2017년 대비 36000억원 증가했고, 민간 전력구입비도 2017년 대비 4조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중 두바이유는 2017년 배럴당 53.2달러에서 201869.7달러로, LNG가격은 2017년 톤당 661달러에서 2018768달러로 인상됐다.

적자원인 2) 원자력발전소 부실 관리

원자력발전소 부실 관리도 한 몫 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11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납품비리, 부실자재, 부실시공 등으로 (계획예방정비 이외에) 추가로 불가피하게 원전 가동을 중단했던 날짜를 합하니 6년간 5538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특히 부실자재를 교체하는데 5000억 원이 들고 그 기간 가동중단으로 전기를 팔지 못한 비용이 총 7조 원정도 된다한국전력 입장에서는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못 쓰고 다른 액화천연가스(LNG)로 생산한 전기 쓰니까 그 비용이 9조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전의 적자 원인을 탈원전 때문으로 몰고 가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원전) 납품비리 막고 부실시공 막았으면 생기지 않았어야 할 비용 때문에 한전 적자가 생긴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전환 정책은 설비 전력부분에서 확정된 설비용량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라며 한전이 여러 가지 발전설비의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 원자력 파트에 있어서 원전이 이런 안전문제나 부실관리로 인한 손실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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